사스환자 접촉 대만의사 日서 발병

  • 입력 2003년 5월 18일 18시 57분


코멘트
대만의 한 의사(26)가 병원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환자와 접촉한 직후 일본에 관광차 입국한 상태에서 발병한 사실이 드러나 일본 정부가 대만 정부에 항의하는 등 양국간 외교 마찰로 번지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8일 대만인 단체관광객과 함께 간사이(關西) 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이 의사는 오사카(大阪) 교토(京都) 등을 6일간 여행하는 동안 고열 증세를 보였지만 해열제를 복용하면서 일정을 마친 뒤 13일 출국했다. 대만에서 즉각 격리 수용된 그는 조사 결과 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문제의 의사가 다녀간 식당 호텔 등은 영업을 중단한 채 대대적인 소독작업을 벌였고 보건당국은 항공기 승무원과 승객, 호텔 종업원 등을 대상으로 건강상태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의사가 탔던 관광버스 운전사가 고열을 호소하는 등 사스 유사증세로 입원하자 아직까지 사스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일본 열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사카구치 지카라(坂口力) 일본 후생노동상은 “사스환자와 접촉한 의사가 해외여행을 한 것은 의사의 윤리에 반하는 것”이라며 사스 의심환자를 출국시킨 대만 당국에 엄중히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외무부는 이에 대해 “일본 정부와 국민에게 사과하며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장관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대만은 사스 확산을 계기로 세계보건기구(WHO) 가입을 주장해왔고 일본 정부는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를 측면 지원해왔지만 이번 사건으로 양국 관계가 당분간 냉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