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사스 배설물로도 전염"

  • 입력 2003년 5월 5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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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배설물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주요 전염원일 수 있다고 4일 공식 확인했다. 그동안 사스는 기침이나 재채기, 콧물 등 호흡기로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WHO의 수석 사스 담당자인 클라우스 스토르 박사는 “홍콩 과학자들이 사스가 주로 감기와 콧물 등을 통해 전염되지만 사스 바이러스가 설사 등 배설물에서 4일 이상 견딜 수 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면서 “이 때문에 홍콩 아모이가든 아파트의 감염자 중 10%만이 설사 증세를 보였음에도 60%가 전염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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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르 박사는 “홍콩 과학자들은 에틸알코올 아세톤 일반 소독약이 사스 바이러스를 5분 안에 죽일 수 있다는 사실도 동시에 발견했다”며 “병원이나 가정에서 소독약을 주기적으로 화장실에 뿌려두면 사스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위생부는 5일 사스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가장 큰 특징이었던 고열 증세가 일부 환자에게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스 환자에 대한 임상치료 결과 일부 환자의 경우 고열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흉부X선 검사 결과 사스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

위생부는 이에 따라 ‘사스 임상진단 표준’ 지침을 수정해 각 병원에 새로 시달하면서 사스 감염자 진단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하루 100여명씩의 사스 신규 감염자가 보고됐던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4일 69명의 환자만이 발생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중국 위생당국은 베이징의 사스 확산세가 최악의 상황을 넘긴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의료 전문가들은 베이징의 사스 의심환자가 1537명에 이르는 만큼 이달 중순까지는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중국은 4일 사망자 7명, 감염자 163명이 추가로 생겨 전체 사망자는 197명, 감염자는 4125명으로 늘었다. 이중 베이징에서 4명이 더 숨져 전체 사망자는 100명, 감염자는 1803명으로 집계됐다.

사스의 진원지인 광둥(廣東)에서는 지난 2주간 사망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고 홍콩도 추가 감염자가 급속히 줄고 있으나 대만은 사망자 8명, 감염자 116명으로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WHO 전문가팀이 3일 중국 정부의 허락을 받고 WHO 미가입국인 대만에 들어가 사스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미국도 지난달 말 사스 추정환자와 의심환자가 각각 41명과 213명을 기록했으나 4일 현재 각각 54명과 237명으로 늘어나 사스 비상이 걸렸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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