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은 언제]후세인 찾거나 大選 가까워지면 선언

  • 입력 2003년 5월 1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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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은 사담 후세인의 행적 확인, 대량살상무기(WMD) 소재파악 및 제거 등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대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일 ‘주요전투 종료’를 발표함으로써 사실상 종전을 선언하는 것이 적절한 일인가.

AP통신은 미국은 역대 전쟁에서 불명료하게 종전한 경우가 많으며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전쟁에서 확실한 종전 선언을 하려면 선거가 얼마나 남았는가, 후세인의 행적은 어떻게 되는가를 파악한 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남북전쟁의 경우 로버트 리 남부군 장군이 1865년 4월9일 버지니아주 애포매톡스 법원 건물에서 북부군 율리시스 그랜트 장군에게 항복하는 서명을 했으나 최후의 전투가 끝난 것은 그해 5월26일이었다.

6·25전쟁의 경우 종전하지 않고 휴전했다.

걸프전쟁 역시 공식적으로는 끝나지 않았다. 조지 부시 당시 미 대통령은 1991년 2월27일 “연합군이 쿠웨이트를 해방시켰으며 이라크에 대한 군사작전은 연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같은 차원에서 내건 조건들에 대해 이라크가 동의함으로써 전투 행위가 중단됐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전쟁의 경우 공식적인 종전 선언은 없었다. 그해 12월22일 수도 카불에 과도정부가 수립되고 미국 대표부에 미국기가 게양된 것으로 대신했다. 그러나 지금도 아프간의 탈레반 정권 및 테러조직 알 카에다 잔당은 미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아프간-파키스탄 국경에서 몇몇 전투가 남아 있는 채로 ‘안전모드가 정착화됐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라크전쟁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이는 종전이 문서로 조인됐던 제1, 2차 세계대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는 우선 항복 주체인 후세인의 행적이 묘연하기 때문이다.

또 부시 대통령이 2001년 9·11테러 직후 대(對)테러 전쟁의 성격을 밝히면서 “단일한 전투가 아니라 우리가 여태 보지 못했던 긴 군사행동”이라고 규정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템플대의 군사 역사학자인 그레고리 어윈은 “미 행정부는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하기에 앞서 선거 시기가 더 가까워지는 것과 후세인의 행적을 파악하게 되기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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