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S 베이징은 공황상태]日, 환자 발생땐 강제입원 조치

  • 입력 2003년 4월 24일 18시 41분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동아시아에서 사스 환자가 공식적으로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은 몇 안 되는 국가다. 일본 보건당국은 중국 동남아 등 사스 감염지역을 여행한 일본인 중 38도가 넘는 고열과 기침, 폐렴 증상을 호소한 환자 34명을 정밀 진단했지만 사스 환자는 아닌 것으로 판정했다.

일본 언론들은 중국 홍콩 등과의 잦은 인적 교류에도 불구하고 사스가 일본 열도에 상륙하지 않은 것은 평소 일본인들의 지나칠 정도로 철저한 위생관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최근 해외여행에서 돌아온 사람 중 사스에 걸렸지만 잠복기여서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에 따라 사스를 강제입원 등의 조치가 가능한 ‘신감염증’으로 취급하기로 했다. 신감염증으로 지정되면 지방자치단체 책임자는 환자를 강제로 입원시키거나 오염건물 봉쇄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또 사스 감염자의 입국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공항입국 심사대에 사스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열 탐지 카메라를 설치하는 한편 중국 베이징(北京)과 광둥(廣東)성, 홍콩에 대한 자국민의 여행 연기를 권고했다.

베이징의 일본대사관은 23일부터 비자 신청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병원 진찰증이나 비(非)감염증명서를 제출토록 했다.

또 중국과 동남아 국가의 여행예약 취소가 쇄도하자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와 긴키니혼(近畿日本) 투어리스트 등은 중국 패키지여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일본인들의 5월 해외여행 예약은 작년보다 50%가량 줄었으며 일본 항공사들의 중국취항 중단 발표도 잇따르고 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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