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7일 김씨를 찾아 한국에 온 이들은 태권도와 수박도(手搏道) 등 한국의 전통무술에 관심을 갖고 나름대로 수련을 해 온 동호인들이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민족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김 관장은 태권도 7단, 수박도 6단, 택견 국가전수자이며 92년부터 서울에서 격년으로 열리고 있는 국제태권도한마당에서 4번이나 ‘격파왕’으로 이름을 날린 무도인.
이들 동호인을 데리고 한국에 온 김 관장의 제자 카포통 파브리스(28·컴퓨터 프로그래머)는 “현재 유럽에서는 한국 무술이 많이 보급되고 있는데 제대로 된 무술을 가르쳐줄 지도자를 찾기 어려워 동호인들과 함께 한국에 왔다”며 “이들이 한국의 전통 무술세계를 조금이라도 아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파브리스씨는 2000년 국기원이 해외에 보급한 비디오테이프를 보다가 김 관장이 주먹으로 붉은 벽돌 3장을 박살내는 모습에 감탄해 수소문 끝에 김 관장을 찾아왔다.
그는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매년 김씨를 방문해 한 달간 체육관 바닥에서 잠을 자면서 무술을 익혀 태권도 2단, 수박도 1단을 따냈다. 그는 “한국의 전통무술은 빠르면서 정교하고 부드럽기도 하다”며 “신체단련뿐 아니라 정신 수련에도 최고”라고 말했다.
함께 온 태권도 3단인 노작머르 자비애(44·대학교수)는 “이번에 접한 수박도는 태권도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며 “한국에는 어떻게 이런 멋있는 전통무술이 많으냐”고 물었다.
이바 케르부에른(22·여·컴퓨터그래픽 전문가)은 “파리에서 8000㎞를 날아온 보람이 있다”고 만족해했다.
18일 프랑스로 돌아가는 이들은 이날 김 관장이 벽돌 2장을 앞에 놓고 호랑이를 잡을 듯한 준비동작 끝에 손날로 순식간에 격파해버리자 모두 넋을 잃은 표정이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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