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처신 잘하라” 경고…'다음 목표' 될지 관심

  • 입력 2003년 4월 15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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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이 사실상 끝난 가운데 미국이 시리아에 대한 압박을 가중하고 있어 시리아가 다음 표적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미국은 시리아가 사담 후세인 정권을 지원하고 대량살상무기(WMD)를 추구하는 한편 테러리즘을 지원해왔다는 혐의를 두고 있다. 미국의 시리아에 대한 공세에 유럽 국가들과 아랍권이 반발하면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14일 “자유를 찾은 이라크 국민이 시리아 등 인접국들이 취할 다음 행동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준이 되고 있다”면서 “시리아는 (미국과) 협력해 이라크 지도자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지 않을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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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국이 외교 경로를 통해 시리아에 “행동을 깨끗이 하라”고 촉구했다면서 “시리아는 정말 테러범들을 숨겨주고 있다. 시리아는 테러국가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리아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14일 시리아 지도자들에게 “시리아에 누구를 숨겨주는 문제나 대량살상무기 문제뿐만 아니라 특히 테러활동에 대한 지지 등과 관련해 자기 행동을 돌아보라”고 압박을 가했다. 그는 시리아에 대한 외교적 경제적 또는 다른 종류의 가능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이날 “우리는 지난 12∼15개월 사이에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실험이 있었던 것을 알고 있다”고 가세했다.

미국의 공세에 대해 유럽 국가들과 아랍연맹은 14일 심각한 우려와 함께 미국의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현재 상황은 (미국의) 자제와 절제가 분명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으며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이 중동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도 “또 다른 대결을 벌이기보다는 평화를 얻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아랍연맹 아므르 무사 사무총장은 “아랍국가들에 이라크전쟁은 시작에 불과하며 다른 아랍국가들도 차례로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시리아가 다음 목표라는 추측은 옳지 않고 시리아 공격에 관한 어떤 계획도 없다”면서 “후세인 정권 인사들을 숨겨주지 않겠다는 약속을 시리아로부터 받았다”고 미국과는 다른 입장을 취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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