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후세인 생사확인 본격수색

  • 입력 2003년 4월 11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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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사망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본격적인 수색 작업에 착수하고 이라크 핵심 인물에 대한 공개수배에 나섰다.

미군은 바그다드 폭격 현장의 폐허 속에서 후세인 대통령이 사망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시신 신원 파악 작업을 시작했다고 AP통신 등이 11일 보도했다.

미 일간지 USA투데이 인터넷판은 국방부 고위 정보관리의 말을 인용해 “국방부 관리들은 후세인 대통령이 7일 미국의 바그다드 폭격 당시 사망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폭격 이후 이라크 지도부간 통신이 돌연 중단됐다는 사실이 이 주장의 근거.

카타르에 있는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사령관은 “후세인 대통령과 그의 두 아들은 죽었거나 필사적으로 도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부군사령부의 빈센트 브룩스 준장은 “이라크 핵심 인물 55명의 목록을 작성하고 사진과 함께 이들을 공개 수배할 것”이라며 “수배자 전단을 만들어 이라크 국민의 제보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아랍권 방송인 알 자지라TV가 후세인 대통령의 망명협상설을 보도한 데 이어 10일 알 하야트, 알 아흐라르도 등 아랍권 언론은 미국이 별다른 저항없이 바그다드를 쉽게 함락할 수 있었던 것은 이라크 지도부와 미국간의 비밀 협상 때문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후세인 대통령의 생사와 관계없이 미국은 정치적인 측면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그의 목을 조이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 저널은 10일 미국 등이 현금과 보석, 부동산 등 후세인 대통령의 자산 12억달러를 몰수했다고 보도했다. 후세인 대통령의 영향력 아래에 있던 법인 이름으로 된 이 자산은 이라크 재건비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달 전쟁 개시와 동시에 16억2000만달러 규모의 미국 내 이라크 자산을 동결 조치했었다.

이미 걸프전 이후 독일이 후세인 정부가 독일 내 은행에 예치한 1200만달러의 현금에 대해 자산 동결 조치를 취한 데 이어 11개 국가가 이라크 자금을 동결했으나 이를 아예 몰수해 달라는 미국의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후세인 대통령이 해외에 숨겨놓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자산 규모는 적게는 20억달러부터 많게는 400억달러까지 설이 분분하다. 미국은 1991년 걸프전이 끝날 무렵 후세인 대통령이 300억달러 규모의 비밀 개인 자금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후세인 대통령의 비밀 자금이 2000년에는 70억달러였으며 지난달에는 20억달러 정도만 남은 것으로 추정했다. 사라진 돈은 대부분 대통령궁 건립과 무기 구입에 사용됐다는 관측이 많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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