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대전' 미국의 전략은…

  • 입력 2003년 4월 7일 15시 32분


7일 전광석화처럼 시작된 미군의 바그다드 점령 작전은 '사상자를 최소화하는 단기 시가전'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작전의 기본 골격은 △파상적인 공습과 지상군 진격의 병행을 통한 단계별 구역 장악 △핵심 포스트의 조기 점거 △민간인 대상의 심리전으로 요약된다.

공군의 지원이 용이한 시 외곽에선 가가호호를 접수해나가는 싹쓸이 작전을 구사하고, 시 중심부에서는 요충지를 확보해 전초기지로 사용하는 전술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바그다드 시내의 모든 건물을 완전히 수중에 넣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게 미 군사전문가 척 아너의 지적이다. 미군은 이미 바그다드시를 100여개의 구획으로 세분하고 대략 7∼8개의 핵심 거점을 지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바그다드 시내 서부에서 전투 중인 미 제3보병사단 일부와 특수부대는 티그리스강 서안을 따라 위치한 대통령궁들과 특수공화국수비대 기지, 무타나 공항, 정보부 청사, 바트당 본부 등 후세인 정권의 상징적인 건물과 장소를 최우선적으로 점령해 나갈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또 이라크 빈민층과 반후세인 세력이 밀집거주하고 있는 티그리스강 동부와 북부에서는 제1해병원정대가 바트당 건물과 바그다드대학, 집권 핵심세력의 거처들에 먼저 진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시에 미군은 시외곽 경계선에 느슨한 초병선(哨兵線)을 설치하고 민간인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심리전을 펼친다는 계획. 이에 대해 미 렉싱턴연구소의 군사전문가 로렐 톰슨씨는 "피란길에 나선 민간인들은 시 밖으로 빼내고 공화국수비대나 민병대원은 '투망'안에 가둬놓을 수 있으며, 남아 있는 민간인에겐 미군의 승전 내용을 적극 홍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미 ABC방송은 바그다드 대전(大戰)이 미국과 이라크 양측에 엄청난 희생자를 낼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 달리 속전속결로 끝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전망했다. 시가전에 대비한 공화국수비대와 정규군의 조직적인 재배치 움직임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군의 시나리오가 적중한다해도 전쟁의 최종 승리를 담보할 후세인의 신병확보 문제는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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