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진격에는 지상군 10만명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4월 중순까진 어려우리라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예측. 일반인들도 장기전을 점치는 의견이 많다. 지난달 30일 타임-CNN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6%가 전쟁이 4개월∼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본 반면 1∼3개월은 32%, 4주 내에 끝날 것이라는 의견은 13%에 그쳤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7일자)에서 이번 전략에서 미국이 3가지의 잘못된 가정을 했다고 짚었다. 미국은 △이라크군의 저항이 거의 없을 것이고 △이라크 국민들이 미군을 환영할 것이며 △미군은 모든 우발적 사고를 감안해 전략을 짰다고 했지만 모두 빗나갔다는 것.
USA투데이도 “미국의 고위 정보관리가 ‘우리는 그들의 완강함을 오판했고 그들이 미국에 대한 증오에서 얻는 힘을 과소평가한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31일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미국이 지난 3개월간 이라크 지도자들에게 전쟁이 나면 항복하도록 설득한 것도 별 효과가 없었다”며 “이는 미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의 오판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미 공화당 지도부 일각에서도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이번 전쟁의 핵심 입안자들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31일 인터넷판에서 전했다.
일부 군사학자들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패배’를 점치기도 한다. 호주 국립대(ANU) 전략국방연구소의 데스 볼 교수는 “이번 전쟁이 이슬람 테러조직을 오히려 강화시킬 것”이라며 “세계가 더 큰 위협에 처한다는 의미에서 연합군은 패배에 직면해 있다”고 31일 주장했다. 러시아 군사평론가 세르게이 스트로칸도 이날 일간 코메르산트지에 쓴 기고문에서 “부시 대통령은 개전 직후 바그다드를 점령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부시 행정부가 오히려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미 국방부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 제거 계획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알려진 리처드 펄 국방정책위원은 C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이 지금까지 나타난 것보다 쉬워질 것이며 6주가 걸린 91년 걸프전보다 짧아질 수 있다”고 ‘단기론’을 펴기도 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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