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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3월 20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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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9일 오후 10시15분(미 동부시간) TV 연설을 통해 “미국과 연합국은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한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군사 공격의 초기 단계에 돌입했다”고 선언했다.
부시 대통령은 ‘일방적 전쟁’ 비난을 의식한 듯 “이번 공격에는 전 세계 35개국이 해공군 기지를 제공하고 정보 병참 지원을 제공하거나 전투부대의 배치를 허용하는 등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훌륭한 문명과 종교적 신념을 지닌 이라크 국민에 대해 존경심을 가지고 이라크에 입성했으며 위협을 제거하고 이라크 국민의 손에 되돌려주는 것 외에 다른 야망은 없다”고 설명한 뒤 “이번 전쟁을 적당히 끝내지 않을 것이며 승리 외의 다른 결과는 없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 전쟁에서 미국은 전쟁 협약이나 도덕률은 안중에도 없는 적들과 맞닥뜨릴 것”이라면서 “사담 후세인은 군 병력과 시설을 민간지역에 배치해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려 하지만 이는 그가 저지르는 마지막 잔학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어쩔 수 없이 이 전쟁에 뛰어들었지만 미국의 목표는 분명하다”면서 “우리는 대량살상무기로 평화를 위협하는 무법정권을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며 이제 그 위협에 맞섬으로써 이후 거리에서 소방관들과 경찰이 이들과 맞설 일은 없을 것이다”고 못박았다.
파병 미군들을 향해 그는 “난관에 봉착한 세계 평화와 압제에 시달리는 이라크인들의 희망이 제군들의 어깨에 달려 있다”면서 “미국과 미국을 수호하는 모든 이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이라고 말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후세인 대국민 연설▼

미국의 공격이 시작된 지 2시간 정도가 지난 20일 오전(현지시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TV로 중계된 대국민 연설을 통해 국민의 항전을 독려하며 “승리는 우리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외신에 따르면 군복에 검은 베레를 착용한 후세인 대통령은 자국민에게 “여러분은 적에 맞서 승리할 것”이라며 “우리는 침략자에 맞서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평화에 대한 요구를 무시하고 비겁한 공격을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틀 전부터 착용한 군복 차림으로 차분하면서도 다소 찡그린 표정으로 화면에 등장했다.
그는 “이라크 국민은 치욕스러운 범죄를 저지른 적을 향해 칼을 빼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악의 침략자를 한계까지 몰고가 그들의 계획을 수행하는 데 인내심을 잃게 하겠다”며 “그 계획은 (유대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시오니즘이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해 미국과 이스라엘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또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작고 사악한 부시’로 묘사했다.
이날 후세인 대통령의 아들 우다이가 운영하는 청소년 TV를 통해 방송된 10분 미만 길이의 이 연설이 생중계된 것인지, 아니면 미리 녹화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이라크 국민에게 공격에 직면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상기시킬 필요는 없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한 후세인 대통령은 준비된 연설문을 시종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그는 “이라크 국민은 어떤 경우에도 치욕과 불명예로 뒤덮인 적들에게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아랍인들의 영웅적 자질을 자랑하는 아랍의 고전 시를 인용한 뒤 “이라크는 승리할 것”이라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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