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물이 흐르고 있다”

  • 입력 2003년 3월 14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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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녹으면서 소금물이 흘러내려 형성된 두개의 검은 띠. 몇 달 전에 찍은 오른쪽 화성 사진에는 띠가 보이지 않는다. -사진제공 오리건대
얼음이 녹으면서 소금물이 흘러내려 형성된 두개의 검은 띠. 몇 달 전에 찍은 오른쪽 화성 사진에는 띠가 보이지 않는다. -사진제공 오리건대
화성에서 가장 큰 화산인 ‘올림퍼스 몬스’의 분화구 가장자리 경사면에서 얼음 녹은 물이 흘러내리는 것으로 보이는 모습이 발견됐다.

이번 발견은 화성의 지하를 두껍게 덮고 있는 얼음이 언젠가는 녹아서 표면으로 흐르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한 지표면 가까운 지하에 모종의 생명체가 존재할지 모른다는 학계의 추측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13일 영국 BBC 인터넷판은 미국 오리건대 타히리 모타제디언 연구원이 시간차를 두고 찍은 화성 표면의 사진을 비교 분석한 결과 몇 달 전에는 없었던 검은 띠가 사화산인 올림퍼스 몬스 화산의 경사면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과거 화성에서 물이 흐른 흔적은 곳곳에서 발견됐으나, 실제 물이 흐르고 있는 장면을 찾아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화산의 지열이 지표면 바로 아래의 얼음을 녹여 이 물이 주변의 광물질을 용해하면서 매우 짠 소금물이 돼 지표 위로 흘러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소금물은 저온과 낮은 기압에서도 잘 얼지 않는다.

흘러나온 소금물은 분화구의 경사면을 따라 흘러내리면서 검은 띠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검은 띠는 물이 흘러내리는 것처럼 항상 높은 곳에서 시작돼 밑으로 내려갈수록 넓어졌다. 또 검은 띠의 구조도 물이 높은 곳에서 흘러내릴 때의 확산 패턴과 똑같았다.

이번에 연구팀은 화성의 망갈라 계곡에서 현재 형성 단계를 밟고 있는 검은 띠도 발견했다. 모타제디언 연구원은 “이는 화성의 표면이 순간마다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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