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남부서 인류 最古 발자국 화석 발견…30여만년전 추정

  • 입력 2003년 3월 13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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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부근 화산에서 32만5000∼38만50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구석기 시대 인류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고 영국의 자연과학 주간지 네이처가 11일 보도했다.

학자들은 지금은 활동이 그친 캄파니아 지방의 로카몬피나 화산 사면에서 발견된 이들 발자국의 주변 지층에 대한 탄소연대 측정 결과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인간의 발자국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동일인의 발자국 27개를 비롯, 모두 56개의 발자국들이 나 있는 이곳은 현지 주민들에게는 주변의 동물 화석들과 함께 이미 잘 알려져 ‘악마의 오솔길’로 불려왔으며 아마추어 고고학자들의 연구대상이 되기도 했다.

가파른 화산을 내려오는 세 사람의 자취로 보이는 발자국들은 길이 20㎝, 너비 10㎝ 정도. 키 150㎝ 이하인 이들은 구석기 시대 유럽에 나타났던 후기 ‘호모 에렉투스’(직립인간)나 하이델베르크인으로 추정됐다.

이들 세 사람은 화산이 폭발한 뒤 부서진 바위와 재, 가스가 조밀하게 혼합된 식은 쇄설암을 밟고 내려와 젖은 모래밭에서처럼 발자국을 남겼으며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화산이 다시 폭발하면서 발자국들은 두꺼운 재로 덮여 수십만년 동안 그대로 보존된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주도한 파두아 대학의 파올로 미에토 교수는 “이 발자국들은 완전히 직립보행하는 인간들이 만든 것이며 이들은 험한 내리막길에서만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바닥에 손을 짚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인류의 조상으로 보이는 360만년 전의 ‘루시’를 공동발굴한 미국의 고생물학자 팀 화이트 교수는 이번 발자국에 대해 “비교적 근래에 생긴 것이어서 인간의 진화과정을 밝히는데 별 단서를 주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인디애나폴리스·파리=AP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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