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속철 "아찔"…기관사 '쿨쿨' 시속 270㎞로 8분간 달려

  • 입력 2003년 2월 27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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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고속철도인 신칸센(新幹線) 기관사가 주행 중 8분간 잠이 든 채 운전대를 잡은 사실이 드러나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이후 ‘안전’을 강조해온 일본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26일 오후 3시20분경 승객 800여명을 태운 히로시마(廣島)발 도쿄(東京)행 신칸센 열차가 오카야마(岡山)역으로 진입하면서 정해진 정차 위치보다 약 100m 더 가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놀란 승무원이 열차 운전석으로 가보니 기관사(33)는 정차 사실도 모른 채 자고 있었다는 것.

조사 결과 이 기관사는 약 8분간 26㎞의 거리를 졸음 운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잠든 다음부터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졸음 운전중의 최고운행속도는 시속 270㎞였으며 열차는 자동제어장치(ATC) 덕택에 홈을 벗어나 긴급 정차했다.

신칸센 열차가 역에 진입할 때 자동제어장치가 작동, 속도가 단계적으로 감속돼 시속 30㎞로 떨어진 시점부터 기관사가 ATC를 해제해 수동 브레이크로 지정된 위치에 정차하게 돼 있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일본 언론들은 “기관사가 잠든 동안 고장 등 불의의 사고라도 났으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다”며 철도회사측의 안전관리체계를 비판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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