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즈펠드 “유엔은 이라크가 의장국되길 바라나”

  • 입력 2003년 2월 9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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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의 ‘입’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대(對)이라크전에 반대하는 프랑스와 독일에 연일 독설을 퍼부어 온 그는 8일에는 유엔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고위급안보회담에서 “유엔은 (순번제에 따라) 이라크가 군축회의 의장국이 되고 리비아가 인권위 의장국이 되는 웃지 못할 앞으로의 사태를 그대로 놔두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이 (해체돼 버린) ‘국제연맹’의 길을 따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그는 “이라크의 공격에 대한 NATO의 대응책 논의가 부진하다”며 “독일 프랑스 벨기에 등 3개 회원국이 NATO의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앞서 7일에는 한 미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NATO에서 프랑스와 독일의 역할은 다른 나라들과 다른 의견을 내는 일인 것 같다”고 비아냥댔다. 6일에는 하원에서 “리비아 쿠바 독일은 이라크에 대한 전쟁과 관련해 아무것도 하지 않을 나라”라고 말해 독일을 쿠바와 같은 수준에 놓았다가 독일의 거센 항의에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2일에도 독일과 프랑스가 엘리제조약 40주년 기념 정상회담을 갖자 “둘 다 늙은 유럽”이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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