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자 킬고어 27년만에 남아공서 잡았다

  • 입력 2002년 11월 10일 17시 56분


1974년 미국의 ‘신문왕’ 랜돌프 허스트의 상속녀를 납치하는 등 1970년대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공생해방군(SLA)의 마지막 도망자 제임스 킬고어(56)가 27년간의 은신 끝에 8일 남아공에서 체포됐다고 미 연방수사국(FBI)이 밝혔다.

킬고어는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부촌에 있는 자택을 급습한 남아공 경찰에 별 다른 저항 없이 체포됐다.

그는 5년 전 남아공에 잠입한 후 가명으로 케이프타운 대학에서 영어강사를 해 왔으며 부인도 이 대학에서 교편을 잡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은 킬고어의 20대 사진을 기초로 50대 중반의 모습을 컴퓨터로 추정한 후 그를 추적해 왔다.

킬고어와 함께 SLA 소속으로 활동하다 99년과 올해 잇따라 체포된 ‘여전사’ 새러 제인 올슨(55) 등 동료 4명은 하루 전인 7일 2급 살인죄 등으로 처벌받기로 법정 밖에서 타협했다. 이들은 75년 캘리포니아의 한 은행을 털던 중 여성 고객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아왔다.

납치된 후 자신도 SLA 요원이 돼 캘리포니아 은행 강도 때 자동차를 운전하기도 했던 허스트 가문의 상속녀 패티 허스트는 은행강도죄 등으로 7년 실형을 선고받고 23개월을 복역한 뒤 지난해 빌 클린턴 미 전 대통령 임기 종료 직전 사면으로 풀려났다. SLA는 미국 정부를 악으로 규정하고 재산 무상분배를 주장하면서 은행 강도와 테러 활동을 해 왔으나 대원들 대부분이 정부 당국에 의해 사살됐다.

새크라멘토(미 캘리포니아주)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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