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간선거 D-1]'플로리다 결투' 민주-공화 총력전

  • 입력 2002년 11월 3일 18시 23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오른쪽)이 탬파에서 열린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 유세장을 방문해 주지사 후보이자 자신의 동생인 젭 부시 주지사와 뭔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 탬파로이터뉴시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오른쪽)이 탬파에서 열린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 유세장을 방문해 주지사 후보이자 자신의 동생인 젭 부시 주지사와 뭔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 탬파로이터뉴시스
▽전현직 대통령의 대리전〓2000년 대선의 승패를 가른 플로리다주는 이번에도 양당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곳. 이곳에선 부시 대통령의 동생인 공화당의 젭 부시 주지사가 재선에 도전하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일 지난 대선에서 수작업 재검표의 현장이었던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를 방문해 부시 행정부의 경제정책 등을 비난한 뒤 “이번에 투표하지 않으면 또다시 표를 빼앗길 것”이라며 민주당의 빌 맥브라이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것을 호소했다. 앨 고어 전 부통령도 3일부터 이틀간 지원유세에 나선다.

부시 대통령은 2일 탬파의 공화당 유세에 참석해 “납세자와 학생들을 위해 부시 주지사를 다시 뽑아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미 동생을 위해 수백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모아줬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왼쪽)이 플로리다 주지사 후보인 빌 맥브라이드의 마이애미 유세장을 방문해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 마이애미로이터뉴시스

부시 주지사는 민주당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 등 거물급들이 대거 지원에 나선 것을 꼬집으며 “그들의 수가 50배가 많더라도 내겐 부시 대통령 한 명만 못하다”며 기염을 토했다. 맥브라이드 후보측은 부시 주지사가 플로리다 사상 최악의 부정선거를 하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선 부시 주지사가 맥브라이드 후보를 6∼8%차로 앞서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5일(현지시간) 실시되는 미국의 중간선거를 사흘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당 지도부를 총동원해 마지막 주말 유세에 총력전을 폈다. 2004년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이기도 해 선거비용 또한 천문학적인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선거구에선 재미교포들이 약진하고 있다.

▽한국계 누가 나서나〓이번 선거에 출마하는 한국계 인사는 연방 하원의원 후보에서 시 교육위원 후보까지 다양하다.

왼쪽부터 신호범 의원, 실비아 장 룩 의원, 재키 영 후보, 김기현 변호사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와 한미연합회(KAC) 등이 파악하고 있는 한국계는 대략 10여명. 한인 이민사에 걸맞게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 등 서부 지역과 하와이주에서 대부분 출마했다.

동양계를 비하하는 표현인 ‘오리엔탈’을 ‘아시안’으로 대체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신호범(미국명 폴 신·민주) 워싱턴주 상원의원이 재선에 도전한다. 공화당 후보의 집중 공격에도 불구하고 아시아계는 물론 백인 주류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확보해 수성을 낙관하고 있다.

하와이주의 실비아 장 룩 주하원의원(민주)도 3선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하와이주에서는 또 아시아계 첫 주하원의원 출신 재키 영 민주당 후보가 주상원의원 후보로, 최경환 후보는 공화당 주상원후보로 각각 뛰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김기현(미국명 앤드루 김) 변호사가 공화당 후보로 주하원의원에 출마했다. 이 밖에도 데이비드 정 후보는 뉴저지주 팰리세이드파크 시의원에 세번째 도전하고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북부 코테마데라의 양진석 시장도 시의원 재선을 노리고 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천문학적 선거자금〓중간선거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양당은 천문학적인 선거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는 사용처에 대한 규제를 받지 않는 정치자금(소프트머니) 모금이 허용된 마지막 선거여서 양당은 그동안 당력을 총동원해 선거자금을 축적해 왔다.

이 자금은 백중세 지역에 집중 투입돼 펜실베이니아주 제17지역구 하원의원 선거의 경우 무려 800만달러(약 100억원)에 가까운 돈이 들어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일 보도했다. 한 지역구당 인구가 64만5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인구 1인당 12달러씩 뿌리는 셈이다.

양당의 공식 선거기구인 선거유세위원회가 하원선거용으로 모금한 돈만 2억4400만달러(약 3000억원). 이는 4년 전 중간선거보다 1억달러나 많다.

여기에 각종 이익집단과 사회단체가 특정후보를 당선 또는 낙선시키기 위해 TV와 라디오, 신문 등에 게재하는 정치광고도 폭증해 올해의 정치광고비가 2000년 대통령선거 때의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뉴욕 주지사 선거의 경우 각각 8000만달러(약 1000억원)와 6400만달러(약 760억원)의 정치광고비가 지출됐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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