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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0월 29일 1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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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민주) 등 워싱턴 정가의 핵심 인물들을 속속 배출해온 정치 명문 케네디가가 이번 미 중간 선거에서만큼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 대표적 인물은 올 초 캠페인 초반까지만 해도 주지사 당선이 거의 확실시 됐던 캐슬린 케네디 타운젠드(민주) 메릴랜드 부지사.
1968년 암살됐던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딸이자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인 그의 인기는 작년 그를 위한 한 선거 모금 행사장 주변이 몰려든 인파들로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높았다. 승리의 여신은 그의 손을 들어주는 듯 했다. 아직도 미국인들의 뇌리에 깊게 남아있는 아버지 로버트 케네디 전 의원과 닮은 외모는 유권자들의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고 메릴랜드주는 66년 이후 단 한번도 공화당 출신의 주지사를 배출하지 않을만큼 전통적인 민주당 지역이었다.
그러나 10월 현재 타운젠드의 지지률은 45%. 근소한 차이긴 하지만 그에게 도전장을 내민 공화당의 로버트 얼리크 하원 의원(46%)의 뒤를 쫓고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현지 언론들은 타운젠드가 러닝메이트로 백인 후보를 발탁한 것이 유권자의 30%를 차지하는 흑인들의 반감을 샀다고 분석했다. 반면 얼리크 후보는 흑인 러닝메이트를 내세우며 자신이 온건보수파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일부에서는 타운젠드가 86년 하원의원 당선에 실패한 이후 혼자의 힘으로 정계에 입문한 것이 아니라 현 메릴랜드 주지사인 패리스 글렌든잉의 러닝메이트로 8년후에야 당선됐다는 점을 들며 그의 선거 캠페인 능력 등을 문제삼기도 한다.
그러나 타운젠드외에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케네디가의 명성을 이어갈 2세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워싱턴 정가의 주목을 받았던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아들 존 F 케네디 주니어는 99년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고 로버트 케네디의 아들 맥스 케네디는 매사추세츠 하원의원 출마를 도중에 포기했다. 출마 의향을 밝혔던 다른 케네디가 2세들도 모두 도중 하차했다.
이와 관련 시사 주간지 타임은 "'케네디'라는 이름이 아직 세인들의 관심을 끌수는 있지만 예전의 그 마술과 같은 위력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그 요인을 분석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