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誌 “후세인은 자아도취 환자”

  • 입력 2002년 10월 23일 17시 59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사진)은 어릴 적의 불우한 기억으로 자아가 심하게 손상된 ‘자아도취증(나르시시즘)’ 환자로 보인다고 미국 주간지 뉴요커 최신호(28일자)가 저명한 심리학자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조지 워싱턴대 정치심리학자로 미 중앙정보국(CIA) 정치행동분석센터 초대 소장인 제럴드 포스트 박사에 따르면 후세인 대통령은 ‘미친 사람(madman)’이 아니다. 일종의 신경증적 증상은 있지만 지극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정상인일 뿐 ‘미쳤다’고 표현할 정도는 아니다.

포스트 박사에 따르면 후세인 대통령의 어머니는 심각한 우울증 환자였다. 젊었을 때 남편과 맏아들을 함께 잃은 데 대한 정신적 충격 때문에 후세인 대통령을 임신 도중 몇 번이나 강제 유산시키려 했으며 심지어는 자살까지 시도했다. 때문에 한 유대인 이웃이 아기 후세인을 맡아 키웠다.

후세인이 세 살 무렵 어머니가 재혼, 그는 의붓아버지에게 모멸과 천대를 받으며 자랐다. 열 살이 되던 해 그는 삼촌 손에 맡겨져 아랍의 영웅이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이 같은 성장 배경 탓에 후세인 대통령은 힘만이 유일한 생존수단이라고 믿게 됐다.

포스트 박사는 후세인 대통령이 ‘악성 나르시시즘’에 빠져 있으며 이 때문에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권력에 집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때문에 미국이 아무리 대량살상무기 생산을 중단하고 권좌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해도 그는 거들떠보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권 교체’ 발언은 후세인 대통령을 코너로 몰아 미국에 대한 항전 의지만 다잡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박사는 우려했다.

포스트 박사는 후세인 대통령을 20년 넘게 연구해 온 이스라엘 역사학자 아마치아 바람과 함께 세계 주요 독재자들의 심리를 분석한 공저 ‘그대의 적을 알라’를 다음달 출간한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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