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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0월 23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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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워싱턴대 정치심리학자로 미 중앙정보국(CIA) 정치행동분석센터 초대 소장인 제럴드 포스트 박사에 따르면 후세인 대통령은 ‘미친 사람(madman)’이 아니다. 일종의 신경증적 증상은 있지만 지극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정상인일 뿐 ‘미쳤다’고 표현할 정도는 아니다.
포스트 박사에 따르면 후세인 대통령의 어머니는 심각한 우울증 환자였다. 젊었을 때 남편과 맏아들을 함께 잃은 데 대한 정신적 충격 때문에 후세인 대통령을 임신 도중 몇 번이나 강제 유산시키려 했으며 심지어는 자살까지 시도했다. 때문에 한 유대인 이웃이 아기 후세인을 맡아 키웠다.
후세인이 세 살 무렵 어머니가 재혼, 그는 의붓아버지에게 모멸과 천대를 받으며 자랐다. 열 살이 되던 해 그는 삼촌 손에 맡겨져 아랍의 영웅이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이 같은 성장 배경 탓에 후세인 대통령은 힘만이 유일한 생존수단이라고 믿게 됐다.
포스트 박사는 후세인 대통령이 ‘악성 나르시시즘’에 빠져 있으며 이 때문에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권력에 집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때문에 미국이 아무리 대량살상무기 생산을 중단하고 권좌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해도 그는 거들떠보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권 교체’ 발언은 후세인 대통령을 코너로 몰아 미국에 대한 항전 의지만 다잡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박사는 우려했다.
포스트 박사는 후세인 대통령을 20년 넘게 연구해 온 이스라엘 역사학자 아마치아 바람과 함께 세계 주요 독재자들의 심리를 분석한 공저 ‘그대의 적을 알라’를 다음달 출간한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