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본 무역역조, 외환위기 이후 최대 전망

  • 입력 2002년 10월 16일 11시 03분


올해 일본에 대한 무역 역조 현상이 심화되면서 대일(對日) 무역수지 적자폭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 1∼8월 대일 무역적자는 89억 99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3억 6025만달러보다 40.8% 늘어났다고 한국무역협회가 16일 밝혔다.

이같은 적자폭은 외환위기가 터졌던 97년 같은 기간동안 91억 9026만달러의 적자를 낸 이후 5년만에 가장 규모가 큰 것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연말까지 130∼135억달러의 적자가 예상돼 연말 누계 기준으로 97년 131억 3595만달러 적자 수준에 육박하거나 초과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무역협회는 분석했다.

대일 무역적자 폭이 커지고 있는 것은 일본의 경기침체로 인해 대일 수입에 비해 수출이 상대적으로 부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 1∼8월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186억 312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증가한 반면 수출은 97억 2120만달러로 오히려 15.3% 감소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대일 수출이 크게 줄어든 품목은 철강(35%), 컴퓨터(26.2%), 반도체(15.3%) 등이다.

이와 함께 중국의 대일 수출 증가도 한국의 무역적자를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은 99년이후 전자 기계 의류 품목을 중심으로 연평균 10%대의 대일 수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극수 무역협회 동향분석팀 팀장은 "올 1∼8월 일본의 수입이 5.1% 줄어든 점을 감안해볼 때 우리나라 대일 수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음을 알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공장설비 등 자본재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경기가 회복될 경우 무역적자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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