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위험국가 채무유예 ‘파산 보호제’ 도입 검토

  • 입력 2002년 9월 27일 18시 58분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연차총회가 27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에서 개막된다.

IMF 184개 회원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등이 참석하는 이번 총회에서는 세계경제 침체와 증시 하락, 중남미 경제위기 심화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된다. 특히 중남미 경제위기 대처 방안의 하나로 ‘국가 파산보호제’ 도입 문제가 비중있게 다뤄질 예정이다.

▽국가 파산보호제〓이 제도는 지난해 11월 앤 크루거 IMF 수석부총재가 제의했다. 미국식의 기업파산 보호처럼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에 빠진 나라에 대해 한시적으로 채무상환을 유예해 주자는 것.

미국은 당시 이 방안에 반대했다. 대신 외채위기국의 채권단이 채무상환조정을 허용하는 더 ‘현실적인’ 방법을 채택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던 미국이 IMF측 제의와 미국의 방안을 함께 모색해보자는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 이후 국가파산보호제를 지지하는 회원국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은 아르헨티나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브라질마저 통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도미노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국가파산보호제 도입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말했다.

폴 오닐 미 재무장관은 총회에 앞서 서방의 재무장관들과 먼저 만나 중남미 위기 대처 방안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세계화 시위 비상〓반세계화 운동가들은 5000∼7000명의 시위대가 워싱턴에 집결해 도시 곳곳의 길목을 점거, 대표들의 회의장 접근을 막겠다고 밝혔다.

총회 주최측과 미 보안당국은 워싱턴 중심가의 IMF 및 세계은행 본부 주변 등에 1700여명의 병력을 배치해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주최측은 또 미국의 대 이라크 공격을 비난하는 시위도 함께 있을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윤양섭기자 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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