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허수아비' 될라…美 공격강행땐 위상추락 우려

  • 입력 2002년 9월 12일 19시 03분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설립된 후 반세기를 넘긴 유엔이 이라크 논쟁으로 기로에 서게 됐다고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특히 이번 논쟁은 21세기를 맞은 유엔의 역할과 위상을 결정짓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형태로 대(對) 이라크 조치가 결정된다면 유엔은 다시 국제외교 추진력임을 자임할 수 있으나 미국이 유엔을 제쳐두고 이라크 정권 교체를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치명타를 맞게 될 것이라고 BBC는 예상했다.

이런 의미에서 12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유엔총회연설은 총회 참석자들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관심을 모았다. 부시 대통령은 예상대로 이날 연설에서 유엔이 대 이라크 응징에 공동보조를 취할 것을 요청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 지도자들은 이라크 문제를 해결하는 첫 조치로는 새로운 이라크 결의안이 최선이라며 부시 행정부를 강력히 설득하고 있다고 BBC는 소개했다. 미국은 이라크 정권교체를 유일한 방책으로 보고 있지만 유엔 회원국들 가운데 상당수는 유엔무기사찰단의 이라크 재입국이라는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일방적으로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하는 마당에 ‘무기사찰단을 받아들이라’고 이라크를 설득하는 게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BBC는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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