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회계부정사태 여파…노조필요성 점차 확산

  • 입력 2002년 9월 2일 18시 18분


엔론 월드컴 등 잇따른 회계부정 스캔들을 지켜본 미국의 직장인들은 그동안 경영자와 자신을 묶어 ‘우리’라고 인식하던 태도를 버리고 “노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닷컴시대 이후 직장인들에게도 스톡옵션 등이 주어지면서 경영자와 종업원들이 한몸이라는 인식이 크게 확산됐으나 엔론 스캔들 이후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

엔론 스캔들 이후 미국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하트연구소의 조사 결과 근로자들의 66%는 자신들의 고용주에 대한 신뢰감을 별로 갖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또 비노조원의 50%가 노조에 가입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 수치는 20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노동문제 전문가들은 이 조사결과에 대해 직장인들이 경영진의 잘못으로 회사에 문제가 생겼을 때나 경기하강 때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는 조직적인 힘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립 버클리대의 노동문제 전문가 할리 샤이큰은 미국의 근로자들은 그동안 기대했던 것만큼 경제적인 측면에서 자신들의 미래가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엔론 스캔들 이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미 의회가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입법은 많이 했으나 근로자의 권익을 지키는 입법은 별로 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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