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너지-기아방지 대규모 지원”

  • 입력 2002년 8월 30일 18시 07분


세계 환경파괴를 주범으로 비난을 받아온 미국은 29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고 있는 ‘지속가능 발전 세계정상회의(WSSD)’에서 식수 및 에너지원 개발과 빈곤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대규모 지원계획을 공개했다.

정부, 기업, 비정부기구(NGO), 지방정부 등이 공동 참여하는 미국의 ‘파트너십’ 계획은 식수, 에너지, 기아, 보건, 산림, 주택 등 6개 분야에 20억달러 이상의 지원금을 투입하는 것. 지원계획의 최우선 순위는 2015년까지 안전한 식수 없이 지내는 사람의 수를 반감시키겠다는 유엔의 ‘새천년 선언’을 실현하는 것. 미국 정부는 이를 위해 2004년까지 9억7000만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식수 계획에는 16억달러의 민간자본도 투입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또 효율적이고 환경오염이 덜한 전력과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내년에 총 4300만달러를 투입하며 민간 기업에서 4억달러의 민간자본을 끌어들이기로 했다. 아프리카 기아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교육에 내년에 9000만달러를 지원하며 아프리카 콩고 분지에 있는 6개국을 상대로 2005년까지 지속적인 산림관리를 위해 5300만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폴라 도브리안스키 미 국무차관은 지원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일방주의’ 외교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한 듯 “3만 단어에 달하는 행동계획을 협의하는 것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 전문가들은 미국의 지원계획이 이번 회의 폐막과 함께 발표될 예정인 행동계획과 별도로 추진되기 때문에 유엔의 적절한 감독을 받을 수 없으며 기업들의 자금세탁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한편 런던 임페리얼대학 연구진은 29일 이번 회의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세계 각국 종자은행 1470곳 가운데 상당수가 재정부족으로 매우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이로 인해 가까운 미래에 기근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기본적인 냉장시설을 갖추지 못해 종자를 소실한 곳이 많다”며 “또 개발도상국 종자은행 중 62%는 1996∼2000년까지 종자를 파종하지 못해 되레 종자가 늘었다”고 밝혔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