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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5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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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26일까지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 정신장애인 월드컵 축구대회’에 참가하는 한국의 정신장애인 축구단이 월드컵 한국 국가대표팀이 이루지 못한 우승을 꿈꾸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해 10월 열린 ‘전국 정신지체인 축구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던 상위팀을 주축으로 선발된 18명의 선수와 감독, 코치 등 임원 5명이 출전한다.
선수들은 영남대 특수체육교육학과 박기용(朴基溶) 교수의 지도 아래 7월 20일부터 13일간에 걸쳐 경북 경산시 영남대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
정신장애인인 이들이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까지 겪은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정신장애인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1골만 먹어도 일찌감치 경기를 포기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박 감독은 이들을 다그쳐 정신력부터 키웠다.
“축구를 해온 선수들이라 경기 규칙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전술 훈련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엔 모든 선수들이 공만 따라다녔어요. 그런데 4-4-2 시스템에 대해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훈련을 시키니까 잘 따라와 주더군요.”
이에 힘을 얻은 박 교수는 더욱 열심히 선수들을 가르쳤다.
박 교수는 “축구 선수이기 이전에 축구를 통해 사회인으로서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국제정신장애인경기연맹(INAS-FID)이 주관하며, 그동안 2차례 국제경기를 열긴 했지만 순수 월드컵 대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에서 대륙별 예선을 거쳐 선발된 한국과 일본 네덜란드 독일 브라질 등 16개국이 참가한다. 경기는 일본 각지에서 치러지지만 개회식과 결승전은 요코하마에서 행해진다.
이번 대회에 30여명의 응원단도 동행할 예정. 전국 사회복지관 직원들과 장애인 선수들의 부모로 구성된 응원단은 붉은색 옷을 입고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외칠 기대에 부풀어 있다.
장애인 대표팀은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결단식을 갖고 일본으로 향한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