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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30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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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은 95년 이 핵발전소가 착공된 이후 7년 동안 인공위성을 동원해 건설현장을 샅샅이 감시해 왔다. 최근 인공위성사진 판독 결과 발전소의 둥근 돔까지 윤곽을 드러내 이르면 내년 말 원전이 가동될 것으로 양국은 판단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기술은 핵폭탄이나 핵무기 연료, 화력 증강용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데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이 발전소가 핵무기 생산공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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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행정부 안에서는 발전소를 선제공격하자는 의견과 실속없이 반미감정만 부추긴다는 반론이 갈려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부는 이란이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는 러시아에 첫 핵연료를 받기 전 발전소를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쪽에서는 이란이 국제적 안전장치에 동의하는 한 발전소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공격에 반대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란은 이미 핵확산방지조약(NPT)에 가입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발전소 가동을 두고보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몇 주 전 “부시르 발전소는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일간지 하레츠는 이스라엘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81년 전투기 F15와 F16을 동원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 원전을 초토화시킨 전례도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러시아 과학자들이 이 발전소를 통해 이란에 핵폭탄 생산 기술과 노하우, 원료물질을 제공하고 있다는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5월 모스크바회동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이미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이란의 에너지 공급을 돕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미국이 이 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을 감행할 경우 최근의 미국과 러시아의 밀월관계는 급속히 냉각될 것으로 보이며 이란이 보복공격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부세르 핵발전소>
이란이 95년 러시아와 8억달러짜리 건설계약을 하고 남부 해안지역 부세르에 짓고 있다. 950~1073MW급 경수로 2기로 구성될 예정. 총공사비는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도 받았다. 97년 IAEA는 "이란이 국내 전력공급을 위해 핵발전소를 건설중"이라고 공식발표했다. 2003년말~2004년초 완공 예정이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