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紙 주요CEO 34명 설문]“6개월간 투자 안늘릴 것”56%

  • 입력 2002년 7월 24일 18시 25분


세계 굴지의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상당수가 현 경제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면서도 최근 주식시장 폭락이 사업에 ‘중대하고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23일 나타났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6월부터 7월 초까지 제너럴일렉트릭(GE), 코카콜라, 모토로라, NTT도코모, 도요타, 피아트, 지멘스, 셰브론 텍사코 등 세계 주요 다국적기업의 CEO 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6개월에 비해 지금의 세계경제를 얼마나 낙관적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14명은 ‘더 낙관적’, 11명은 ‘덜 낙관적’이라고 응답했다.

텔레콤 이탈리아의 마르코 프로베라 회장은 “최악의 상황은 끝났지만 회복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말했다.

프록터 앤드 갬블(P&G)의 A G 라플리 회장은 “미국과 서유럽, 그리고 중국 시장은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지금은 경기침체기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반면 스웨덴의 휴대전화업체인 에릭슨의 커트 헬스트롬 회장은 “터널 끝의 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잘랐다.

미국경제 회복시기에 대해서는 12명의 CEO가 2002년 4·4분기를 꼽았다. 영국의 금광회사인 앵글로 아메리칸과 네덜란드의 보험사인 ING, 베텔스만 및 모토로라는 내년 1·4분기까지는 침체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영국 석유회사 BP의 로드 브론 회장은 “지난 1·4분기 이미 경제회복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 6개월간 투자를 늘릴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 32명 가운데 18명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 경제성장의 엔진인 정보기술(IT)분야에 대해서는 21명이 투자를 줄이거나 현상을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미 IT 업체인 유니시스의 로렌스 바인바흐 회장은 “많은 프로젝트가 연기됐다”고 말했으며 영국 엔지니어링그룹 인벤시스의 릭 헤이손스와이트 회장도 “현 자산규모에서 어떻게 수익을 늘릴지가 모두의 고민”이라고 전했다.

또 이들 CEO의 대다수는 기업지배구조와 회계구조 개선 필요성에 대해 “현 구조도 충분하다”고 답변해 눈길을 끌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