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각료5명 사임 정국 혼미…연정붕괴 임박

  • 입력 2002년 7월 9일 19시 22분


후사메틴 오즈칸 부총리 등 터키 정부의 각료 3명이 8일 조기총선 실시 등을 요구하며 사임의사를 표명한데 이어 9일 각료 2명이 추가로 사임하는 등 터키 정국이 한치 앞을 바라볼 수 없는 안개에 휩싸였다. 이들 각료는 또 뷜렌트 에체비트 총리(77)가 이끄는 민주좌파당(DLP)을 탈당할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128석으로 550석의 의회 다수당을 차지했던 DLP는 극우 민족행동당(MPH·127석)에 다수당의 지위를 넘겨주게 됐다.

이로써 에체비트 총리는 총리직 사임과 조기총선을 요구하는 거센 압력에 직면하게 됐다. 에체비트 총리는 건강 문제로 5월 초부터 정상적인 집무 수행을 하지 못해 주위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아 왔으며 이번에 정치적 동반자인 오즈칸 부총리까지 잃게 됨으로써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됐다. 이날 터키의 화폐가치는 5% 떨어졌다.

오즈칸 부총리는 지난 주말 에체비트 총리가 자신에 대한 비난여론을 잠재우지 못한다는 이유로 오즈칸 부총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이날 오즈칸 부총리와 함께 사의를 표명한 이스테미한 탈레이 문화장관은 “교착상태에 빠진 터키 정치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필요하다”며 “사퇴하는 각료가 더욱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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