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세 美 마틴델여사 70년만에 학사모… “대학원도 진학”

  • 입력 2002년 5월 21일 18시 38분


미국의 명문 여자사립대인 스미스 칼리지에 1932년 입학했다가 1년 만에 중퇴했던 앤 마틴델 여사(87)가 70년 만에 졸업의 꿈을 이뤘다.

증손자들이 지켜보는 가운에 20일 졸업장을 받은 마틴델 여사는 “활기에 찬 대학생활 덕분에 이제는 지팡이가 필요없다”며 활짝 웃었다.

마틴델 여사는 ‘여자가 공부를 많이 하면 시집가기 힘들다’는 아버지의 고집에 따라 1년 만에 학교를 중퇴한 뒤 19세에 결혼했다. 뉴저지 명문가 출신인 그는 뉴질랜드 주재 미국 대사, 상원의원, 미 해외재난지원국(OFDA) 국장 등 화려한 공직생활을 거쳤으나 대학생활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리지 못해 98년 스미스 칼리지 미국학과에 재입학했다.

젊은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공부에 매달렸다는 마틴델 여사는 “60세가 지났다고 머리 쓰는 것을 멈추는 것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에 다니는 손녀의 친구와 가장 친하다는 마틴델 여사는 장래 계획에 대해 “대학원에 진학하고 ‘결코 늦지 않았다(Never Too Late)’라는 제목의 자서전도 펴낼 것”이라고 답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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