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장잉 소장 “남북한 자주적 노력이 통일의 지름길”

  • 입력 2002년 5월 15일 18시 40분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한국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남북한은 머지않아 평화적으로 통일할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자료 수집차 내한한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 ‘조선·한국연구소’ 장잉(張英·59) 소장은 14일 오후 동아일보사를 방문해 김학준(金學俊) 사장과 남북한 관계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이 같은 ‘낙관론’을 폈다.

장 소장은 중국에서 손꼽히는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중국의 동북 3성 중 헤이룽장(黑龍江)성은 러시아, 랴오닝(遼寧)성은 일본, 지린성이 한반도 문제를 각각 중점적으로 연구한다고 말했다. 1964년 설립된 이 연구소는 한반도의 정치와 경제 역사 등을 연구하는 곳이다. 당초 북한을 연구하는 ‘조선연구소’였지만 1992년 한국이 중국과 국교를 수립한 뒤 이름을 바꿨다.

그는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해 조선족이라는 오해를 자주 받기도 하나 토박이 한족(漢族)이다. 뤄양(洛陽)외국어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운 뒤 남북한을 자주 드나들다 보니 한국어를 잘 하게 됐다는 것.

이번이 10번째 방한이며 1994년 한양대에서 6개월간 연수를 받았다. 또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1년간 연수를 받는 등 네 차례에 걸쳐 북한을 다녀왔다. 그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된 저서도 여러 권 펴냈다. 2000년에는 ‘화평 화해 합작-한국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을, 지난해에는 ‘수뇌회담과 한반도 평화통일’을 각각 발간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장 소장은 “남북한 통일의 지름길은 다른 나라의 간섭을 받지 않고 이들 두 나라가 자주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탈북자 문제를 해결할 근본방안에 대해 묻자 “민감한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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