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용등급 내년 일본 추월 가능성

  • 입력 2002년 5월 5일 15시 06분


미국의 일간지 뉴욕 타임스는 4일 한국과 일본의 경제를 비교하는 기사를 통해 "내년도 한국의 신용등급은 역사적으로 한국의 경제 가정교사였던 일본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타임스는 이날 '한국은 일본 방식을 피함으로써 부를 찾고 있다'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오랫 동안 일본의 그늘에 있던 한국이 아시아 경제개발의 새로운 길을 밝히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타임스는 "일본의 경기침체가 주목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한국의 경제붐은 투자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전한 뒤 "국제평가기관들은 한국이 5년전 경제위기에서 회복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빌린 200억 달러를 상환하고 1080억 달러의 외환을 보유하게 된 것을 칭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이어 "한국은 20세기 전반의 대부분을 일본의 식민지로 있었고, 20세기 후반엔 일본 경제에 대해 경외심을 가졌으나 지금은 일본이 '일본 기업(Japan Inc.)'을 되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한국은 '한국 기업(Korea Inc.)'을 해체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경제개혁과 구조조정을 소개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근무한 적이 있는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는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한국에선 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이를 옮기든가 부수든가 무엇이든 한다"며 "그러나 일본에선 약간의 조정이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하던 일을 계속한다"고 말했다.

타임스는 또 일본에선 도산한 기업이나 은행이 '파산하기엔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관대한 재정지원을 받으나 한국에선 97년이후 30대 재벌의 절반이 파산하거나 구조조정 및 소유주 변동을 겪은 사실을 양국간 차이의 예로 들었다.

이 신문은 이어 "이달 말 세계의 눈은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에 쏠리겠지만 이같은 행사가 아니더라도 한국은 점차 세계경제의 주요국가로 인식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한기흥 특파원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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