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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4월 10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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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 붕괴 조짐〓이스라엘의 제1당이자 샤론 총리의 최대 파트너인 노동당은 8일 의원총회를 열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군사작전이 끝나는 대로 연정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정책기조가 샤론 총리의 리쿠드당과 너무 달라 더 이상 연정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것.
실제로 리쿠드당과 노동당은 경제와 노동 등 국내 정책에서는 신자유주의를 바탕으로 비슷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선 정반대 노선을 걷고 있다.
93년 오슬로 평화협정(팔레스타인 국가 창설과 이스라엘의 안전 보장을 맞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 평화안)을 이끌어낸 노동당은 팔레스타인과의 평화공존을 주창하고 있지만 리쿠드당은 팔레스타인 자치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대한 점령도 겉으로는 테러 근절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을 인정한 오슬로 협약을 깨자는 것.
▽흔들리는 샤론 정권〓문제는 노동당이 연정에서 탈퇴할 경우 그 파장이 만만치 않다는 것. 최대 다수당(26석)인 노동당이 탈퇴할 경우 리쿠드당을 중심으로 한 연립정부의 의석은 현재 73석에서 절반 이하(47석)로 줄어든다.
과반수를 확보하려면 14석이 필요한데 사정이 간단치 않다. 제4당(10석)인 메레츠당은 가장 진보적인 정당으로 샤론 총리의 강공책에 대단히 비판적이다. 또 제5당 이하는 모두 6석 이하의 군소정당들이다. 따라서 3, 4개의 군소정당을 연립정부로 끌어들이지 않고서는 정권유지가 불가능해진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중동담당 연구원 김흥종(金興鍾) 박사는 “국민이 직접 총리를 선출하기 때문에 여당이 의회에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다 해도 곧바로 총리직을 잃는 것은 아니나 정부 정책의 집행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총리직을 사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샤론의 대응책〓샤론 총리는 노동당의 연정 탈퇴 움직임에 대응해 민족종교당(5석)과 게셔당(3석) 등 매파 정당들과 연정을 타진 중이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팔레스타인의 완전축출과 순수 유대인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는 초강경 정당들로 이미 연정 중인 세력들 가운데서도 “이들과는 연정을 함께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여서 이 또한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이스라엘 정당별 의석 분포 및 특성 정당 의석수 팔레스타인 정책 연정 여부 특징 노동당 26 비둘기파. 평화노선 연정 탈퇴 결정 최대 다수당 리쿠드당 19 매파. 팔국가 불인정 집권당 유대인 중상층 중심 샤스당 17 매파. 팔국가 불인정 연정 유대인 하층민 중심 메레츠당 10 비둘기파. 평화노선 야당 연합아랍리스트 5 비둘기파. 평화노선 야당 이스라엘내 아랍인당 기타 43 총계 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