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성직자 독신주의 폐지 독자적 감독위 설치를”

  • 입력 2002년 3월 27일 17시 48분


미국 가톨릭 성직자들의 잇따른 아동 성추행 사건에 대해 종교 전문가들은 감독위원회 설치, 성직자 독신주의 폐지 등 다양한 해법을 내놓았다.

미국 가톨릭주교협의회(CCB) 의장인 윌튼 그레고리 주교는 “바티칸이 사제의 성추행 문제의 심각성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첫 번째 단계이며 추행한 사제들에 대한 구체적인 처벌 규정을 수립하는 것이 두 번째 단계”라고 말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앤드루 그릴리 신부는 “사제 성추행이 줄지 않고 있는 것은 주교나 대주교가 이들의 처리 문제를 결정하기 때문”이라며 “평신도들로 구성된 가톨릭감시위원회가 성추행 신부의 파면 또는 전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또 “주교와 대주교는 현재와 같이 교황이 임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제와 신도들이 선출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만 독자적 결정 능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트르담대의 가톨릭학 교수인 스콧 애플비는 “주교와 대주교는 자신의 교구에서 발생하는 성추행 사건에 대해 재량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처벌 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CCB가 구속력있고 통일된 처벌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또 “교구는 변호사 심리학자 등으로 구성된 독자적인 감독위원회을 설치해 성추행 발생 여부를 1차적으로 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모린 다우드(여)는 최근 칼럼에서 “성직자의 독신주의는 교회의 교리가 아니라 중세 이후의 전통이며 독신 서약이 때로는 동성애나 소아애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면서 “독신주의를 폐지하고 여성 사제 임명을 허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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