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英에 이라크공격안 마련 요청

  • 입력 2002년 3월 10일 18시 36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미국의 이라크 공격 계획이 가시화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지의 주말판인 옵서버는 미국이 영국군 2만5000여명을 대 이라크 군사작전에 파병하는 계획안을 마련해줄 것을 영국에 요청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옵서버지는 11일 영국을 방문하는 딕 체니 미 부통령이 토니 블레어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라크가 알 카에다에 관련돼 있다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고 대 이라크전에 대한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옵서버지는 또 미국이 이미 이라크와의 지상전에 대비해 몇 주 전 이라크 북쪽에 정예부대원을 파견했으며 이들 특수부대원이 이라크 민병대를 훈련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요커지도 최신호(11일자)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4월5∼7일) 1주일 뒤인 다음달 15일까지 이라크 공격 계획을 짜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즉각 부인하면서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으며 어떤 요청도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지는 미국과 영국 정부가 대 이라크 군사작전을 앞두고 여론몰이를 위해 후세인 대통령이 알 카에다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내용의 정보문서를 작성했다고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양국 정부가 후세인 대통령이 이라크 북부에 수백명의 알 카에다와 탈레반 전사들을 위한 은신처를 제공했고, 일부를 레바논에 피신시켰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보 문서에는 후세인 대통령과 이라크 군 정보요원들이 팔레스타인 급진단체들의 이스라엘 테러공격을 지원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 문서에는 또 후세인 대통령이 이란과 공모, 탈레반 붕괴 이후 알 카에다 잔병들이 이란에서 이라크 영공을 통과해 레바논으로 피신하도록 허용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체니 부통령은 10일 이집트, 이스라엘, 예멘,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오만, 터키 등 중동 11개국과 영국 순방에 나서 대테러전 동참과 이라크 공격의 당위성에 대한 설득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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