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청소년 마약-범죄 문제로 골치

  • 입력 2002년 2월 17일 18시 38분


청소년들의 마약 및 범죄 그리고 미혼모 문제가 영국 사회의 큰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해리 왕손의 대마초 흡입 소식으로 인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았던 지난주, 영국인들은 담임교사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고백한 10대 소년들의 이야기에 충격을 받았다. 열살짜리 소녀를 잔인하게 살해한 남학생 4명의 이야기도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5일 미래의 꿈나무이자 귀중한 사회적 자원으로 여겨지는 청소년들이 영국에서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그 실태를 소개했다.

영국 청소년들의 퇴학률과 성병 감염률이 급증하고 있고 14∼17세의 범죄자 수도 93년에서 99년 사이 무려 14%나 증가했다.

95년 기준 15∼19세의 영국 여성 1000명당 미혼모 비율도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약 2배가 높은 25%에 육박한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분석은 경기 침체와 높은 이혼율 때문이라는 것. 경기 침체로 인해 많은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게 됨에 따라 실직자 가정에서 경제적 궁핍과 부모의 무관심 속에서 자라난 어린이들이 문제 청소년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또 지난 30년 간 무려 3배나 증가한 이혼율도 10대들의 성장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

이코노미스트는 “10대들의 평등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높은 교육열로 졸업시기가 늦춰져 성인으로서 책임을 지는 시기 또한 늦춰진 데에 따른 부작용도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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