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무기 반납…오마르 칸다하르 포기 신변보장 요청

  • 입력 2001년 12월 7일 18시 01분


9·11 미국 테러 참사 이후 미국이 선포한 대(對)테러 전쟁의 1차 공격 목표인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개전 2개월 만에 항복해 5년 집권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아프가니스탄의 하미드 카르자이 과도정부 수반은 7일 남부 칸다하르에서 저항하던 탈레반이 백기를 듦에 따라 아프간에서 탈레반의 강압 통치가 마침내 종식됐다고 선언했다.

카르자이 수반은 AP통신과 위성전화로 가진 인터뷰에서 “탈레반 통치가 끝났다. 오늘 이후로 탈레반은 더 이상 아프가니스탄의 일부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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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과 북부동맹측과의 투항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남부 칸다하르 지역에서 탈레반 병사들이 무기를 버리고 줄줄이 투항하기 시작했다고 파키스탄에 본부를 둔 아프간이슬람통신(AIP)이 7일 전했다.

이 통신은 또 “칸다하르 인근 헬만드주의 주도인 라슈카르가와 주변 지역과 파키스탄 접경지대의 스핀볼다크에서도 탈레반 병사들이 무기를 넘겨주고 순순히 투항하고 있다”면서 “이는 최고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탈레반은 탈레반 병사들에 대한 사면과 오마르의 안전 보장을 조건으로 최후 거점인 칸다하르를 반(反)탈레반 파슈툰족 군벌에 넘겨주기로 6일 합의했다.

오마르와 고위급 탈레반 지도자들은 칸다하르를 떠나 모처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자이 수반은 오마르의 신병과 관련해 “그는 테러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그가 발견되면 체포돼 테러 연루 혐의로 재판에 회부될 것”이라고 7일 경고했다.

애리 플라이셔 미국 백악관 대변인도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테러범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사람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상원에서 ‘미국이 오마르를 재판하는 방안과 국제재판소에 넘기는 방안 중 어느 쪽을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오마르를 재판하기를 원한다”고 말해 미국이 재판권을 직접 행사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하종대기자·워싱턴〓한기흥특파원>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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