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살폭탄테러 현장]도심 한복판서 쾅…쾅…쾅…

  • 입력 2001년 12월 3일 00시 47분


1일과 2일 이스라엘 예루살렘 시내 번화가와 북부 항구도시 하이파의 교차로에서 잇따라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스라엘 국민들은 팔레스타인들의 자살테러 공격이 앞으로 계속 이어지지 않을 까 두려움에 떨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은 최근 중동특사를 파견하면서 평화협상 재개에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이-팔 관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방문중인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보복전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한데 이어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은 긴급 안보내각을 소집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아수라장으로 변한 예루살렘〓유대교 안식일인 토요일 밤 11시반. 서예루살렘의 벤 예후다 쇼핑가. 상점과 레스토랑이 밀집한 거리와 시온광장에는 안식일을 즐기려는 젊은이들로 넘쳐났으나 두 건의 폭탄 테러로 쇼핑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테러 현장에는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간 시신들과 부상자들이 즐비했으며,수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질린 채 울부짖었다. 폭발로 인해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주차중인 차들도 차창이 깨어져 나갔으며, 거리의 상점 진열장도 만신창이로 변했다.

폭발 직후 쇼핑가의 커피숍과 레스토랑들은 문을 닫았으며, 손님들은 안으로 급히 대피했다. 이거리는 97년을 비롯해 과거 수 차례 테러공격의 목표물이 돼왔다.

그로부터 20분 뒤. 시온광장 인접 라빈 쿡 거리에서 주차중이던 차속에서 또다시 폭탄이 터졌다. 첫 번째 테러 현장으로부터 불과 50m 떨어진 지점이었다.

의료진들은 사상자들의 대다수가 10대 후반과 20대의 젊은이들이며 상당수가 위독한 상태라고 전했다. 사상자 수는 계속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이파 버스테러〓예루살렘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한 지 불과 12시간만인 2일 정오. 하이파의 혼잡한 할리사 교차로에서 젊은 청년이 시내버스에 올라타 버스비를 낸 뒤 불과 몇초만에 청년이 자폭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다른 목격자는 버스가 언덕을 내려갈 무렵 폭발하더니 승객들이 여기저기 공중으로 날아갔다며 처참했던 순간을 전했다.

적색과 흰색 페인트칠이 된 버스는 폭발의 압력으로 천장이 열리는 등 여기 저기 뒤틀어지고 전소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폭발 당시 대부분의 승객들이 숨졌으며 길가던 행인 2명도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이날 폭발로 옆에 있던 두 번째 버스도 파괴됐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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