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사찰 허용요구 반응]이라크 “위협에 굴복 안할 것”

  • 입력 2001년 11월 28일 01시 46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에 요구한 핵사찰 재개 문제와 관련, 이라크가 즉각 공식적인 거부의사를 표명하고 이라크 핵사찰에 간여한 전직요원이 핵사찰 재요구의 정당성과 실효성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라크는 27일 유엔 무기사찰 재개를 허용하라는 부시 대통령의 요구에 대해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경제제재를 완전 해제할 것을 촉구했다.

이라크는 정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른바 비행금지구역과 이라크에 대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침략적 내정 간섭은 중단돼야 한다"면서 "위협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같은 전제를 충족시킨 뒤에라야 미국을 포함한 안보리 이사국들은 다른 국가에 무엇을 하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유엔의 이라크 핵사찰단 전직 요원이었던 스콧 리터는 이날 BBC 라디오 방송에서 "이라크가 9.11테러에 가담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일축 "미국이 이라크로 확전을 벌인다면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 등 테러집단을 상대로 대테러전에 국제사회가 보여준 지원과 연대가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라크 정부가 과거에 테러 집단을 지원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을 상대로 한 9.11 테러는 전혀 사담 후세인의 방식이 아니다"며 "후세인 대통령은 자신의 나라에 취해진 재제조치를 해제하는데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한편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27일 CNN 대담프로그램 래리 킹 라이브에 출연 "이라크가 부시 대통령의 무기사찰을 재개요구를 매우 진지하면서도 오싹한 메시지 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국제사회와 부시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은 매우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