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정파회의 개막 "3~5일내 과도정부 구성 합의 도출"

  • 입력 2001년 11월 27일 18시 42분


탈레반 붕괴로 무정부 상태에 놓인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를 결정할 아프간 정파회의가 유엔 후원으로 27일 독일 본에서 개막, 과도정부 구성 합의를 향한 순조로운 물살을 타고 있다.

AFP통신은 이날 참관인 자격으로 회의에 참가한 각국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4개 정파 대표 28명이 무하마드 자히르 샤 전 국왕을 과도정부의 명목상 지도자로 내세우는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4개 정파 모두 3∼5일 이내에 과도 정부 구성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데도 동의했다고 유엔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4개 정파는 이 회의에서 아프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로야 지르가(부족장 회의)’를 소집하기 전 과도정부 구성과 아프간 치안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파들 사이에 자히르 샤 전 국왕을 명목상 지도자로 내세우는데 이견은 없을지라도 내각 구성은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회의 참석 대표들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타협의 기회를 십분 살려 피폐해진 국가와 국민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아프간 특사가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과거 소련 퇴각 후 각 정파간에 벌어졌던 유혈 내전을 상기시키면서 “이번에는 결코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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