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안의 빈 라덴’ 세 갈래 길

  • 입력 2001년 11월 19일 18시 24분


시시각각 조여드는 포위망 속에서 오사마 빈 라덴(사진)에게 남겨진 선택은 어떤 것이 있을까.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26일자)에서 몇 가지 경우를 상정했다.

▽생포〓생포돼 재판을 받게 될 경우 동조하는 세력들이 그의 석방을 요구하며 인질극이나 항공기 납치와 같은 또 다른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빈 라덴으로선 시간을 벌면서 자신의 명분을 널리 알릴 기회를 갖게 된다. 미국이 그를 군사재판에 회부하려는 것도 신속히 그를 ‘처리’해 이런 가능성들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사망〓생포 전에 공습 등으로 사망한 경우 ‘순교자’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그는 또 하나의 신화가 돼 다른 테러리스트들을 고무할 수가 있다. 미국은 그의 ‘순교’가 보복 폭력의 악순환을 낳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탈출〓아프가니스탄을 떠날 경우 갈 곳이 마땅치 않다. 파키스탄의 옛 추종자들은 그의 목에 걸린 현상금 2500만달러(약 325억원)에 군침을 흘릴 수 있다. 예멘 수단 소말리아 이라크 등도 미국의 공격을 자초할 그의 입국을 환영하지 않을 것이다.

▽핵 테러 가능성〓그가 죽음을 선택할 경우 그는 가능한 한 많은 ‘적’들과 함께 죽으려 할 것이다. 핵 테러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이 때문. 실제로 그는 핵무기 입수를 추진해 왔고 이를 이미 수중에 넣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알 카에다의 미래는〓알 카에다는 타격을 받겠지만 해체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카불의 알 카에다 안가에선 화생방 무기 자료와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의 발전소 지도 등이 발견됐다. 빈 라덴의 죽음에 대비한 테러 공작이 이미 시작됐는지는 분명치 않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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