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병력 남부 집결”

  • 입력 2001년 11월 15일 18시 18분


탈레반 세력의 최후 거점인 칸다하르 함락이 임박한 가운데 탈레반은 15일 전열 재정비와 결사 항전의 의지를 거듭 밝혔다.▽탈레반〓

나지불라 사령관은 ‘칸다하르가 함락됐다’는 북부동맹의 주장을 일축하고 “전국에 흩어져 있던 수천명의 탈레반군과 탱크 등 중화기들이 남부 거점 칸다하르로 재집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5일 칸다하르에서 최고위급 회담을 개최할 계획”이라며 “이 회담에는 무하마드 오마르와 압둘 살람 자에프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도 급히 귀임해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탈레반 최고지도자 오마르는 새 정부 구성과 관련해 어떤 협력도 거부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15일 보도했다.

오마르는 BBC방송과의 회견에서 “다양한 민족을 기반으로 하는 정부구성 노력이 20여년간 계속됐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며 “탈레반은 ‘사악한’ 정부에 참여하느니 죽음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마르는 이어 잇단 탈레반의 패배에 대해서도 “아프간 국토 내에서 몇 개 주가 나의 통제하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땅이란 잃었다가 다시 되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탈레반은 유일한 재외 공관이었던 파키스탄 주재 대사관을 이날 폐쇄했다.

▽칸다하르 상황〓북부동맹은 14일 “아프간 남부지역에서 봉기한 반(反) 탈레반 무장세력이 탈레반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끝에 칸다하르를 점령했다”고 주장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아프간 망명정부가 있는 타지키스탄 두샨베 주재 아프간 대사 이브라임 히크마트는 “북부동맹군은 칸다하르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반 탈레반 세력이 칸다하르를 점령했다”며 “현재 칸다하르에는 ¤레반군이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BBC방송도 이날 “파슈툰족 지도자인 굴 아가 세르자이 전 칸다하르 주지사도 반 탈레반 봉기에 가세, 파키스탄의 퀘타에서 1000여명의 병력을 이끌고 칸다하르로 진격하고 있다”고 전하고 유엔의 다국적 평화유지군이 이번 주말경 카불에 입성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 이브닝 스탠더드는 “영국이 해병여단과 포병, 공병, 의무병 등 4000여명의 병력을 이번 주말경 아프가니스탄에 투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기홍·하종대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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