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시장 대폭 개방…WTO각료회의 핵심쟁점 의견접근

  • 입력 2001년 11월 13일 00시 08분


한국이 강력히 반대해온 국내 농산물시장의 대폭적인 개방이 확실시된다. 또 교육 법률 의료 등 서비스시장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고 있는 제4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나흘째인 12일 회원국들은 농업부문 세 가지 핵심 쟁점 중 ‘시장 접근’과 ‘국내 보조’등 두 가지 문제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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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의 농업분과위원장인 조지 여 싱가포르 통상장관은 이날 회원국 수석대표들이 모두 참석한 전체회의에서 “유럽연합(EU)이 주장하는 수출보조금 단계적 감축문제를 제외한 농업부문의 나머지 쟁점에 대한 합의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한국정부 당국자는 “이르면 13일 채택될 각료회의 선언문에 들어갈 농업분야 문안은 사실상 초안대로 결정될 확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국 등 농산물 수입국들은 농업부문 초안 중 농산물 시장접근 분야의 ‘실질적(substantial) 개선’과 국내보조금 분야의 ‘실질적 감축’에 ‘점진적(progressive)’이라는 표현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채택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동안 농업부문에서 한국과 공조를 유지해 오던 일본도 각료선언문 초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쪽으로 돌아서 한국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실질적 농업부문 관세축소’가 각료선언문에 포함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한국은 앞으로 ‘최소시장물량’을 대폭 늘리거나 관세화를 수용해야 하는 것 중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회원국들은 또 통신 법률 영화 교육 등 서비스부문과 관련해 예상대로 각료선언문 초안을 수용하기로 사실상 합의해 서비스시장 개방도 현실로 다가오게 됐다.

반(反)덤핑협정 개정 및 수산보조금 지급 등 ‘규범문제’와 WTO 협정 이행문제, 지적재산권 및 공중보건, 투자 및 경쟁정책 등 다른 쟁점에 대해서도 견해차가 점차 줄어들어 WTO 뉴라운드 출범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환경문제를 둘러싸고 회원국들 사이에 아직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막판까지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국대표단은 전했다.

<박중현기자·도하(카타르)〓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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