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진출 성공LG의 노하우]"日보다 나은 품질, 中보다 싸게"

  • 입력 2001년 11월 12일 18시 57분


LG그룹은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중국에 진출한 기업이다.

LG가 중국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수교직후인 92년으로 올해로 중국진출 10년째를 맞는다. 중국시장에서 한국은 물론 일본 등 각국의 많은 기업이 쓰라린 경험을 하고 철수했으나 LG는 중국진출의 드문 성공사례로 꼽힌다.

LG전자는 92년 중국시장의 무한한 발전가능성을 내다보고 당시 한국영업을 총괄하던 노용악 부사장(현재 LG전자 부회장)을 ‘중국 총사령관’격인 중국지주회사 사장에 전격 임명했다. 또 생산에서 영업까지 유능한 인재를 우선적으로 선발, 중국에 투입했다.

현재 LG전자는 중국시장에서 중국 및 외국기업을 통틀어 평면모니터와 CD-ROM부분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 전자레인지 2위, 세탁기 3위, 에어컨 5위 등 다른 분야에서도 선두권이다. 특히 TV를 생산하는 선양(瀋陽)법인은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은 TV를 수출한 기업으로 선정됐다.

LG화학은 95년 동북지방인 톈진(天津)에 연간 생산량 10만t 규모의 PVC공장을 설립했다. 가동 첫해인 98년에 곧바로 3412만달러의 매출에 99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렸고 이후 3년 연속 흑자를 냈다. 올해는 국제적인 PVC가격 폭락에도 불구하고 중국시장에서만큼은 9839만달러 매출, 160만달러의 이익을 거둬들일 전망이다. 닝보(寧波)시의 첨단합성수지(ABS) 생산법인도 98년 가동, 이듬해인 99년부터 순이익을 내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1223만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LG가 까다로운 중국시장에서 별다른 실패 없이 현지 시장에 뿌리내릴 수 있었던 이유로는 △철저한 현지화 △‘귀족 마케팅’ △중국 정부와의 원만한 협조 등이 꼽힌다.

LG전자는 중국시장에서 ‘일본보다 나은 품질, 중국보다 낮은 가격’을 현지 개척 모토로 삼았다. 또 ‘알맹이만 빼먹고 나가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없애기 위해 생산, 판매, 서비스까지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해 신뢰를 받았다.

이와 함께 진출초기부터 낙후된 학교나 시골부락에 ‘LG소학교’ ‘LG촌’ 등을 건립해 현지인들과의 신뢰관계를 쌓아나갔다. 한국상품이 고급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고소득 전문직 한족(漢族)들을 집중 공략한 것도 주효했다는 평.

LG화학의 현지법인장인 권풍조 부사장은 “중국이 필요로 한 품목을 국영기업과 합작해 생산함으로써 중국정부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며 “최고경영층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현지인을 채용한 것이 주요한 성공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김광현기자>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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