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WTO 날개달다▼ |
- ‘13억 시장’ 세계속으로 - 미국-유럽-일본 ‘3강체제’ 흔들린다 - '메이드 인 차이나' 코리아 추월 |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중국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져 한국에서 수출하는 상품의 상당수가 중국 기업이나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업체의 제품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상수(朴相守) 전문연구원은 “현재 한국이 중국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는 품목은 이동통신과 반도체 등 일부 정보기술 분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조만간 중국 제품은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모든 제품과 경쟁할 것이며, ‘중국시장 확대’에 따른 이익 역시 일시적 효과에 그칠 것으로 우려된다.
▽단기 ‘맑음’, 장기 ‘흐림’〓한국은행은 최근 중국의 WTO 가입에 따라 2002∼2008년 한국의 대중(對中) 순수출은 연평균 11억달러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제조업 평균 관세율을 현재의 16.8%에서 2005년까지 9.4%로 내리게 된다. 또 수입허가 및 쿼터 등 비관세 장벽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금융 보험 통신 유통 등 서비스 시장을 개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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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원부 배성기(裵成基) 국제협력투자심의관은 “섬유류, 전기·전자제품, 자동차 및 부품, 플라스틱, 기계장비 등에서 중국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대중(對中)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만 역시 WTO 가입을 계기로 1992년 국교 단절 이후 한국에 취했던 차별적 조치들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국적 항공기의 재취항 협상이 진전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대만의 주요 도시에 직접 취항하게 될 것이다. 또 자동차 전자 등 공산품에 대한 쿼터가 일정 기간 늘다가 결국 폐지됨으로써 한국산 자동차와 전자제품이 대만에 활발하게 수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중국과 높은 기술력을 가진 대만이 국제시장에서 본격 활동함으로써 한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게 됐다.
▽산업 구조조정 가속화해야〓서울대 국제지역원 정영록 교수는 “중국의 WTO 가입으로 한국은 외환위기로 촉발된 1차 구조조정보다 더 힘들고 급속한 2차 구조조정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WTO 가입을 한국에 긍정적 요소로 바꾸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은 ‘시장과 기술의 교환’이라는 원칙 아래 선진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할 때 중국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 앞다퉈 진출할수록 이는 중국 산업과 제품의 경쟁력 강화로 나타난다. 가전 섬유 신발 기계 분야에서는 이미 한국을 추월했으며, 곧 석유화학 철강 조선 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과 정보기술(IT)산업에서도 한국과 경합관계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중국 기업의 발전에 대비해 고기술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기술개발과 투자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기초기술은 중국이 우위지만 응용기술과 제품개발기술은 한국이 비교우위에 있으므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한중이 협력해야 한다는 것.중국에 대한 투자를 생산기지 이전형에서 내수시장 진출형으로 바꾸고, 금융 마케팅 연구개발 등 경영 전반을 현지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