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문교-핵시설 보호하라”…美 추가테러 대비책 부심

  • 입력 2001년 11월 2일 18시 29분



미국 정부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추가 테러 때문에 팽팽한 긴장 속에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또 다른 상징물인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등 주요 다리들이 새 공격목표가 될 것이며 테러리스트들이 핵물질을 포함한 대량파괴무기를 입수해 공격할 것이라는 정보가 새로 입수돼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금문교 등 주요 다리 경계강화〓그레이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1일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와 베이 브리지, 로스앤젤레스의 빈센트 토머스 브리지, 샌디에이고의 코로나도 브리지 등 주내 4개 현수교에 대한 테러 공격이 임박했다는 믿을만한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주지사는 “미 연방수사국(FBI) 등 여러 곳에서 들어온 정보에 따르면 2∼7일 러시아워 시간대에 이들 다리 중의 하나를 폭파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FBI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불특정 조직들이 이 시간대에 모두 6건의 폭파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며 “이 같은 정보가 확실한 것으로 판명되지는 않았지만 예방 차원에서 경계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FBI는 이날 캘리포니아, 워싱턴, 오리건, 애리조나, 네바다, 유타, 몬태나, 아이다호 등 서부 8개 주에 대해 테러 경계령을 내렸다.

▽핵물질 이용 테러 긴장〓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테러리스트들이 핵물질을 포함한 대량파괴무기를 입수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탈레반과의 연계 혐의로 파키스탄이 체포한 핵과학자 3명이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에 핵기술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는 데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핵 테러 가능성을 경고, 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미 언론은 중앙정보국(CIA)과 FBI가 체포된 파키스탄 핵과학자들을 상대로 테러조직에 핵기술을 넘겼는지에 관한 신문에 동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파키스탄은 자국 핵 프로그램이 안전함을 확인시켜주는 것의 중요성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빈 라덴은 99년 미 ABC방송과의 회견에서 핵무기를 입수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종교적인 의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실제로 90년대 중반 아프리카 수단에서 농축 우라늄을 입수하려고 애쓴 사실이 올 초 그의 조직원에 대한 미국의 재판과정에서 드러났었다.

또 지난달 22, 24일 필라델피아주와 뉴저지주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들어있는 측정장치를 도난당해 수사당국이 추적 중이다.

<윤양섭기자·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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