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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29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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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중 전선’이 흔들리고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은 최근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과 미국 본토의 탄저균 테러 등 ‘이중 전선’에서 승리하겠다고 장담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 ▼관련기사▼ |
▼아프가니스탄 전선▼
전쟁 개시 4주째에 접어들었으나 테러 배후인 오사마 빈 라덴의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폭격기들은 29일 오사마 빈 라덴이 은신처로 알려진 파키스탄 국경 지역 근처의 고라탕기 지역에 최소한 폭탄 두발을 떨어뜨려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아프간이슬람통신(AIP)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 은신처는 80년대 구 소련 침공 당시 빈 라덴이 마련한 것”이라며 “사망자 2명이 빈 라덴과 관련이 있는 인물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미국은 전쟁의 우선 목표를 ‘탈레반 정권의 전복’으로 슬며시 바꿨으나 탈레반측의 사기를 꺾는 데도 실패했다. LA타임스는 28일 “미국은 최근 오폭과 반군지도자 상실, 반탈레반 세력 규합 차질로 정치 군사적 전술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은 이에 따라 아프간에 이미 투입된 특수부대 지원과 헬기 공격의 전진기지로 사용하기 위해 북부동맹 지역에 병참기지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USA투데이가 29일 전했다. 북부동맹도 마자르이샤리프 지역에 대한 대규모 공세를 2, 3일 내에 벌일 방침.
파키스탄인 1만명이 탈레반을 지원키 위해 28일 아프간 접경으로 몰려간 데 이어 수백명의 무장 파키스탄인들이 아프간 북부 칠라스시를 장악했다고 영국 PA통신이 보도했다.
▼턴저균 전선▼
탄저 테러가 ‘국내 소행’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사 방향이 180도 바뀌었지만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등 미 수사당국은 아직 어떤 단서도 찾지 못하고 있다.
수사당국이 염두에 두고 있는 국내 극렬 조직은 백인우월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아리안 국가’ 등 국내 테러조직. 아리안국가는 ‘9·11 참사’와 ‘탄저 테러’를 찬양하고 있는 데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도 연결돼 있다는 게 테러전문가들의 얘기다. 네오나치 스킨헤드 등 백인우월주의와 반유대주의 조직들도 용의선상에 올라 있다.
29일 현재 탄저균 감염자는 15명으로 늘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뉴저지주 해밀턴 우편물 처리센터 여직원 1명이 치명적인 호흡기 탄저병에 걸렸다”고 밝혔다.
<하종대·김성규기자>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