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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8일 0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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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대(對)테러 전쟁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은 확고하다면서 통일 이후에도 한반도 주둔 미군의 규모를 감축하지 않을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부시 대통령은 중국 상하이(上海)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가를 앞두고 16일 백악관에서 한국 중국 일본 3개국 언론과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발이 묶여 있다고 오판해 경거망동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남북 및 북-미 대화 의지에 의구심을 피력했다.
그는 “대테러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한반도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미국은 “한국 국민과 한미상호조약에 대한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집권 초기의 강경 노선으로 대북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일부의 지적과 관련해 올 6월 대화를 제의했으나 아직 아무런 반응이 없음을 상기시키고 김위원장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토로했다.
◇부시대통령 특별 회견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한중일 3개국 언론과 가진 회견에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세계의 신뢰를 얻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약속한 것은 지키고 대화에 호응하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신뢰를 얻으려면 남북 군사분계선에 집중 배치된 재래식 군사력을 후방으로 돌리고 대량살상무기 확산도 중단해 평화를 원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세계에 보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김 위원장을 여전히 “신뢰할 수 없는 북한 지도자”로 인식하고 있었다.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 발생으로 “서울 방문을 취소하게 돼 유감스럽다”면서 “한국민이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상하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대한 견해와 기대는.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 주석과 매우 솔직한 대화를 나누기를 기대한다. 한반도 문제와 남북한 관계도 논의할 것이다. 일본과는 국방과 경제 관계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부시 정부가 출범한 이래 남북 관계는 거의 중단돼 있고 이달 중순 북한은 이산가족 교환 방문 약속을 취소했다. 일부 한국인은 미국의 대북정책 때문이라고 여기는데.
“한국민에게 우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자고 제의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싶다. 그러나 그는 아직까지 우리 쪽 누구와도 만나지 않았다. 그가 세계에서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편으로 우리는 북한 국민에 대해 큰 동정심을 갖고 있다.”
-김 위원장에 대해 어떠한 메시지를 갖고 있나.
“그에 대한 메시지는 협상을 했으면 자기 몫을 해야 하며 만나겠다고 말했으면 만나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위기를 수습하지 않고 지나치게 의심하고 비밀스럽다는 점에 실망했음을 밝혀야겠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햇볕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김 대통령의 지도력을 찬양하고 싶다. 햇볕정책을 지지하며 일리가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교류가 빈번할수록 평화의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본다.”
-어떤 형태로든 한반도에 분쟁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한국 국민과 한미상호조약에 대한 우리의 의무를 다할 것이다. 북한은 우리가 아프가니스탄에 몰두하는 바람에 한국 정부와의 협정에 대한 우리의 몫을 이행할 태세가 돼 있지 않을 것으로 오판해서는 안된다.”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의견은 무엇이며 미국은 통일 후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남북한의 협상과 대화는 어떤 종류든 한반도 평화를 증진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대화가 중요하며 인간 대 인간의 교류가 특히 중요하다.”
-김 대통령은 그 신념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 정치적인 곤경에 처해 있는데.
“인생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것이 바로 지도자들이 하는 행동이다.”
-한반도 통일 이후 미군의 지위는 어떻게 되나.
“우리는 한반도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미군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극동지역 전반에 걸쳐 안정을 제공하는 데 중요하며 대부분의 정부가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고 본다. 우리는 그곳에 계속 주둔시킬 작정이며 감축할 의도는 전혀 없다.”
<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