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재 英대사관 도청 공포…이코노미스트 보도

  • 입력 2001년 10월 13일 19시 02분


북한 주재 영국 대사관에 근무하는 외교관들이 통신수단 부족과 전화도청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2일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북한과 전격 수교가 이뤄진 뒤 영국은 과거 동독대사관으로 사용됐던 평양 시내의 한 건물에 사무실을 차렸다. 현재 이곳에 근무 중인 제임스 호어 대사대리와 직원 1명은 외부 세계로 통하는 통신수단이 부족해 곤란을 겪고 있다.

북한에는 인터넷 서비스업체가 한 군데도 없는 데다 외국의 인터넷 서비스업체에 연결하려해도 ‘신비스럽게도’ 항상 실패한다는 것이다.

또 북한 당국은 너무나 노골적으로 도청을 하는데 심지어 통화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전에 도청을 통해 녹음했던 테이프를 다시 틀어보는 소리까지 들리기도 한다고 이 주간지는 전했다.

북한은 또 대사관 개설시에는 영국 대사관에 위성통신시스템을 설치해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대사관 직원들은 또 서커스를 보러 가려고 해도 북한 외무성에 사전 통보를 해야 하며 의전실 담당자의 전화번호를 제외하고는 정부기관의 전화번호나 주소도 확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 외무성 직원들조차 외부세계와 단절돼 있다고 이 주간지는 전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9·11 테러 직후 서방 외교관 한 명이 북한 정부의 반응을 묻기 위해 외무성에 전화를 걸었으나 외무성 직원들은 그 사건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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