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테러비호 국가에 책임 물을것”…‘테러 한달’ 회견

  • 입력 2001년 10월 12일 18시 33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1일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테러 발생 한 달을 맞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테러와의 전쟁 경과 및 관련 주요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이날 오후 8시부터 45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의 요지.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테러조직 추적〓빈 라덴의 생사 여부는 알지 못한다. 그를 심판대에 세우길 원하고 있다. 전 세계의 테러조직을 척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방수사국(FBI) 요원 수 천명이 미국 내에 있을 수 있는 알 카에다 조직원들을 찾아내기 위한 단서를 추적중이다. 국제적으로 알 카에다와 탈레반의 금융자산 2400만달러 이상이 동결됐다. 알 카에다는 약 68개국에 조직을 두고 있다. 이중 200명 이상이 지금까지 체포됐다.

▽확전 가능성〓우리는 테러리스트를 비호하고 숙식을 제공하는 국가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것이다. 이라크의 지도자(사담 후세인)가 사악한 사람이고 그가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를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그는 걸프전 패배에 따른 이행사항의 준수 여부를 확인할 국제 사찰요원들의 입국을 다시 허용해야 한다. 테러와의 전쟁을 돕겠다는 의사를 밝힌 시리아에 대해서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그렇게 하도록 기회를 줬다.

▽국제연대〓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하겠다는 모든 국가를 환영하겠지만 결과를 물을 것이다. 테러조직에 대한 자금을 차단한 국가는 그 자금을 보여야 하고 군사행동을 원하는 국가는 영국처럼 참전하면 된다. 정보 공유에 관심이 있는 국가는 실제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외교적 수사도 고맙지만 그보다는 실제 행동과 결과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

▽미사일 방어〓중국 상하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면 ‘냉전은 끝났으며 우리는 새로운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거듭 말할 것이다. 이번 테러 사건이 이 같은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테러조직이 대량살상무기를 로켓으로 발사할 경우 이를 격추시키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겠는가. 나는 푸틴 대통령에게 탄도탄미사일(ABM) 협정이 시대에 뒤지고 효용이 없음을 설명할 것이며 그가 새로운 전략관계 구축에 협력하기를 기대한다.

▽추가 테러 위협〓FBI가 11일 추가 테러 위협을 경고한 것은 미국이 직면한 전반적인 위협을 말한 것으로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구체적인 테러 위협이 있다면 정부는 그에 대해 분명히 대처할 것이다. 알 카에다 조직이 농약분무 비행기를 이용, 생화학 테러를 감행할 것이라는 첩보가 있었을 때도 농약분무 비행기 제조 및 임대 회사와 공항 등에 연락,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 미국인들은 정부의 테러 경고에 대해 놀랄 필요가 없다.

▽향후 아프가니스탄 대책〓아프가니스탄 국민을 돕기 위해 3억2000만달러의 구호자금을 책정했다. 아프가니스탄을 안정시켜서 주변국이 더 이상 테러를 걱정하지 않도록 할 생각이며 마약거래도 근절하도록 할 것이다. 유엔이 이른바 국가형성을 맡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군사작전이 끝나면 우리는 이에 동참해 새로운 정부의 구성을 돕되 특정 정파를 편들지 않을 것이고 다른 국가들도 동참할 것이다. 미국 어린이들에게 아프가니스탄의 굶주린 어린이들을 돕는 운동에 나서 줄 것을 부탁하고 싶다. 백악관으로 성금을 보내주면 아프가니스탄 어린이들에게 식량과 약을 보내는데 쓰겠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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