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동맹 탈레반 공세 ‘고삐’…연합군 공습후 공세강화

  • 입력 2001년 10월 10일 18시 40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에 대항하고 있는 북부동맹이 미국과 영국의 공습을 계기로 점차 전선을 확대하며 수도 카불 탈환을 목표로 공격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북부동맹군은 9일 아프가니스탄 북부 마자르 이 샤리프 인근의 쿤두즈 마을에서 탈레반군과 충돌, 접전을 벌였다고 타지키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 국경수비대가 밝혔다.

이에 앞서 북부동맹군은 미국과 영국의 공습이 시작된 다음날인 8일 저녁부터 바지스, 고르, 발크, 사만간 지역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으며 야포를 동원해 탈레반이 점령하고 있는 전략요충지 마자르 이 샤리프에 포격을 퍼부었다.

현재 북부동맹군과 탈레반군간의 주요 전선은 수도 카불 북부와 마자르 이 샤리프 인근 지역. 북부동맹은 앞으로 1주일 내로 마자르 이 샤리프를 점령하고 나아가 수도 카불까지 진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북부동맹 관계자가 밝혔다.

북부동맹의 진공은 지상군에 그치지 않고 있다. 타지키스탄 주재 북부동맹 대사관의 무관 압둘 쿠두시 대령은 “북부동맹은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탈레반 공격에 북부동맹의 항공기도 참여시켜 줄 것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북부동맹의 공격이 거세지자 탈레반군도 아프가니스탄 북부로 병력을 이동시켜 북부동맹군의 대대적인 진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러시아 국경수비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포성이 끊임없이 들리고 있으며 탈레반군이 전력을 강화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탈레반군은 미국과 영국의 공습으로 북부 전선으로 향하는 보급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미 CNN방송이 보도했다.

북부동맹은 미국과 영국의 대규모 공격에 이어 북쪽 전선에서 군사적 압력이 가중될 경우 탈레반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붕괴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습이 시작된 이후 북동부 바글란 지역에서 탈레반 장교 40명과 함께 병사 1200명이 투항한 것도 탈레반 내부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을 입증하는 예라는 것이 북부동맹측의 주장.

북부동맹의 외무장관이자 대변인인 압둘라 압둘라는 영국의 한 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며칠 내로는 어렵겠지만 늦어도 수주일 뒤엔 탈레반이 붕괴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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