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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9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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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도 지난달 21일 의회 연설에서 이를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당시 “미 테러참사의 주범은 오사마 빈 라덴이며 그의 테러조직은 이집트의 ‘이슬람 지하드’,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람 운동’ 등과도 연계돼 있다”고 밝혔다.
미 CNN방송은 네그로폰테 대사의 발언과 관련해 8일 “이번 전쟁이 빈 라덴뿐만 아니라 그와 연관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국제 테러집단에 대한 ‘사냥(hunt)’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CNN은 아울러 “국무부가 현재 입장 표명을 거부하고 있지만 다른 테러 집단에 대한 공격 여부를 놓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 뉴욕타임스와 LA타임스지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두 신문은 “테러와의 전쟁에 앞서 동맹국과의 공조체제를 강조해온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국민정서를 이유로 빈 라덴과 탈레반에 대한 즉각 공격을 주장한 국방부 매파들에 밀리면서 군사정책이 강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매파의 대표적인 인물인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그는 “이번 기회에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단호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탈레반 공격에 앞서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다른 나라에 대한 공격을 단행할 경우 그 대상은 현재 국무부 테러지원국 리스트에 오른 7개국 중 이라크가 제1순위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라크는 빈 라덴의 테러조직인 알 카이다를 직간접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이 5일 발표한 해외테러조직 가운데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이집트의 ‘알 지하드’도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군사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이라크 등에 공격을 감행할 경우 현재 탈레반 공격에 지지를 표명하고 있는 서방 선진국은 물론 이슬람권 국가들로부터도 강한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의 잭 스트로 외무장관은 8일 “미국과 영국의 공격은 현재 아프가니스탄으로 한정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해 미국의 확전 가능성에 반대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